경제·금융

공익성 뒷전 영리“우선”/능률협 “장삿속 상 남발”

◎수상자 선정 공정성 시비/각종 경비 「떠넘기기」도/교육연수·조사연구 등 본연업무는 “대충 대충”비영리사단법인인 한국능률협회(회장 송인상)가 공익성을 외면한채 이익사업에 치중, 각종 상의 남발과 수상자 선정의 공정성 시비, 상업성 위주의 해외연수프로그램 등 파행과 변칙운영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같은 영리사업 치중으로 교육연수 및 조사연구 등 본연의 업무는 뒷전으로 밀린채 내용이 빈약하거나 운영자체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많다. 사단법인의 기본운영비는 회원으로 부터 갹출하는 회비로 충당하는 것이 원칙인데 능률협회의 경우 회비수입은 연간 10억여원에 불과하고 해외연수(70억원), 컨설팅(50억원), 시상에 따른 광고협찬 등 영리사업 분야에서 대부분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올해 추정매출액은 3백10억원 규모. 협회의 이같은 운영체제는 외부감사등 감독기관이 없는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능률협회 이외에도 감독기관이 없는 비영리사단법인의 대부분이 공익을 외면하고 수익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어 이의 시정이 시급하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능률협회는 지난 89년 교육 및 조사연구, 컨설팅을 표방하고 능률협회컨설팅(대표 신영철)을 산하단체로 출범시켰으나 분리과정의 내분으로 사실상 「한지붕 두 가족」 체제의 경쟁관계를 형성, 서로 「상 만들기 경쟁」을 하는 영리포상단체로 그 성격이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두 단체가 만든 상은 능률협회 3개(한국경영인 대상, 히트상품 대상, 인재개발 대상), 능률협회컨설팅 7개(제안활동, CS, VE, TPM, IE, 기술경영, 건설혁신상) 등 모두 10개로 능률협회는 한달에 한번꼴로 시상을 하고 있다. 비슷한 성격의 조직인 한국표준협회와 한국생산성본부가 각각 품질관리 대상과 생산성 대상을 일년에 한차례씩 실시, 권위를 자랑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각종 상의 공정성문제는 상을 받는 기업 스스로도 의문을 제기할 정도. 업계관계자들은 『공개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할 선정기준이나 점수가 밝혀지지 않는등 석연찮은 선정과정으로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선정과정에 의혹을 제기한다. 실제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적잖은 업체들은 『능률협회(능률협회컨설팅 포함)가 선정하는 상에 문제가 많다』며 수상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지난 94년 히트상품업체로의 선정이 유력시됐다가 수상업체가 돌연 바뀌었다』며 『능률협회가 선정과정에서 광고비 협찬 등 지나치게 많은 것을 요구했다』는 것을 그 이유로 밝힌다. 그는 『특히 수상대가로 경비를 요구하는데 대해 최고경영자까지 분개, 이 단체가 수여하는 상은 모두 거부키로 했다』고 밝혔다. 포상의 대가요구 등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수상업체들이 떠안는 부담은 공식적으로 없지만 각종 포상제도의 운영비를 수상업체들이 맡거나 광고비부담, 비싼 연수참여 등을 요구받아 실질적으로 상과 돈을 맞바꾸는 실정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능률협회가 수상업체들에 떠넘기는 각종 비용은 1천만원에서 4천만원에 이르고 있다』고 말한다. 이 관계자는 『자체경비로 지급해야할 심사위원의 출장비와 협회직원들의 교통비·식비까지 떠넘겨 빈축을 산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시상식과 사례발표회 때는 해당기업 직원들에게 의무적으로 참여토록 할당해 1인당 15만원을 내도록 하고 있다. 능률협회가 백화점 등을 대상으로한 유통경영대상을 마련했으나 수상업체 선정과정에서 경비부담을 놓고 갈등이 빚어지자 올해 이를 없애 상을 지나치게 장삿속에 이용한다는 빈축을 샀다. 이에대해 능률협회의 김승엽 경영지도 본부장은 『돈을 요구해 상을 준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경비의 대부분이 광고비이며 수상업체중 단 한곳이라도 반대하면 광고를 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고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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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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