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방심해선 안 된다

미국의 이라크 공습이 시작되자 경제에도 상당한 변화가 일고 있다. 가장 눈에 뛰는 변화로는 주가가 오르고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경제불안이 크게 진정되는 듯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전쟁이 일어날지, 일어난다면 언제 어떤 형태로 전개될지 등에 따른 불안감이 제거된 데다 전쟁으로 인한 불안요인이 시장에 상당히 반영됐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한가지 지적할 것은 이 같은 일시적인 현상을 보고 이번 전쟁의 경제적 충격을 과소평가하거나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전쟁에 따른 실질적인 파장이 아직 세계경제는 물론 우리경제에 반영되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전쟁의 충격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전쟁의 기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전쟁이 얼마나 지속될지 판단할 수 있는 정보와 자료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전쟁을 조기에 마무리한다는 것은 아직 미국과 세계 각국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반전여론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감행한 미국의 목적이 언제쯤 달성될 것인지, 결사항전을 다짐하고 있는 이라크의 대응능력이 얼마나 되는 지 등은 여전히 의문에 싸여있다. 전쟁이 한 달 정도 조기에 끝날 수 있을 것이란 진단도 있지만 의외로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만에 하나 전쟁이 장기화되는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 당 80달러까지 치솟고 국제금융을 비롯해 세계경제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분석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번 전쟁이 안고 있는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주가 오르고 일부 경제지표가 나아진다고 해서 정부와 기업을 비롯한 국민 모두가 위기의식과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이라크전이 끝나게 되면 북 핵 문제가 국제사회의 최대 쟁점으로 부각되고 우리경제의 최대 불안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경제 외적인 교란 요인들에 의한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경제 내부의 불안요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아울러 중동지역 수출을 비롯해 전쟁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수출기업의 애로사항을 풀어주는 등 수출이 위축되지 않도록 최대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전쟁기간동안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분야가 환율과 유가가 될 것이므로 국내 유가 및 환율안정대책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전쟁이 완전히 끝날 때 까지 방심은 금물이다. 성장률이 절반으로 떨어지고 경상수지 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극심한 경제난을 겪었던 과거 걸프전 당시에 비해 우리경제사정은 훨씬 어려운 여건에 처해 있다. <강창현<성장기업부 차장> chk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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