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된 소수' 겨냥 고가 내구소비재 판매 주력
특정계층을 겨냥해 고가 소비재를 판매하거나 차별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퍼스트 클래스(first-class) 마케팅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은 이런 퍼스트 클래스 마케팅을 통해 고소득층 뿐만 아니라 중산층의 경쟁심리를 자극해 판매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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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재계와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소득증가와 함께 소비패턴도 고급화되자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선택된 소수만이 사용하는 명품'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우며 퍼스트 클래스 마케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명품이나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세운 이런 고급 마케팅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가전제품, 금융서비스 등 일부 품목에 제한됐으나 올들어서는 손목시계, 자전거, 피아노 등 일반 내구소비재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고차값을 웃도는 300만원짜리 외제 유모차나 대당 가격이 1,200만원에 달하는 주문형 자전거가 인기를 더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전자업체들을 중심으로 퍼스트 클래스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삼성ㆍLG 등 전자업체들은 고가품만을 따로 묶여 별도의 브랜드로 판매하는 한편 고가 가전제품만을 판매하는 매장을 경쟁적으로 설립하고 있다.
자동차업계도 고급 인테리어 및 옵션을 채택한 자동차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기아차는 신차를 발표할 때마다 연예인 사진전 등 대형 이벤트를 병행하며 고급스런 이미지를 심는다는 계획이다. 김중성 기아차 부사장은 "품질은 기본이며 명품을 내세우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했다.
은행ㆍ증권 등 금융회사들도 1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세금ㆍ부동산 등에 대한 종합적인 재테크 컨설팅을 제공하는 한편 이들 VIP 고객을 위한 별도의 상담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구매력이 높은 중산층 이상을 대상으로 한 퍼스트 클래스 마케팅은 이제 대세가 되고 있다. 최순화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퍼스트 클래스 마케팅은 소득양극화에 따른 필연적 현상"이라며 "구매력이 뒷받침되는 고소득층의 경우 '특별한 고객'으로 대우받고 싶어하고 업체 입장에서는 저소득층의 불만을 감수하고라도 보다 많은 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갈수록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문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