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발이 닳도록 연습했다'던 미셸 위가 버디 한 개도 없이 9오버파 81타의 '절망적'인 스코어를 냈다. 102명의 출전 선수 중 101위. 아래 있는 1명은 오토 도모미치(22)라는 일본체육대학생으로 161cm에 52kg짜리 아마추어 선수다. 23일 일본 고치현 구로시오CC(파72ㆍ7,270야드)에서 개막된 일본남자프로골프투어 카시오월드오픈 첫날. 지난해 불과 1타차로 컷 탈락했던 터라 경기에 나서는 선수나 지켜보는 팬들이나 모두 '이번에는…'식의 기대가 컸던 날이었다. 10번홀부터 출발해 12번홀에서 첫 보기를 기록했을 때만 해도 '첫날 1~2오버파는 극복할 수 있다'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14번홀부터 4홀 연속 보기 퍼레이드를 펼치자 갤러리들이나 일본에서 생중계된 방송을 지켜보던 일본 팬들이 할 말을 잃었다. 지난해에 이어 '미셸 위 모시기'를 주장했던 대회 관계자들의 얼굴이 사색이 됐다는 게 현지 소식통의 전언이다. 미셸 위는 후반 들어서도 버디를 단 1개도 하지 못한 채 보기만 4개 더해 스코어 카드에 보기 9개, 파 9개를 적어냈다. 3퍼트 1번에 1퍼트가 6번으로 총 퍼트 수는 31개였다. 파4홀 2군데서는 1퍼트로 보기를 했고 3퍼트 1개에 2퍼트 보기가 6개였다. 이 기록은 미셸 위가 그린에 올라오기까지가 힘겨웠음을 반증한다. 1퍼트로 보기를 했던 파4홀 2군데서는 4타만에 온 그린에 성공했다는 뜻이며 2퍼트 보기라는 말 역시 파 온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날 위성미가 파 온에 성공한 홀은 5개 뿐이었다. 미셸 위는 는 "내 롱 게임(Long-game)이 숏 게임(Short-game)에 부담을 줬다"며 드라이버 샷이 좋지 못했음을 밝혔다. 그는 샷 정확도가 떨어지면서 경기 내내 러프를 전전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미셸 위는 컷 통과에 대해 "아직 희망이 있다"는 입장이다. "오늘 플레이가 그렇게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내일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기 때문. 그러나 객관적으로는 미셸 위가 컷을 통과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그는 올해 5월 아시아프로골프투어 SK텔레콤오픈에서 컷을 통과했지만 PGA투어 소니오픈과 84럼버클래식, 유럽프로골프투어 오메가마스터스에서는 최하위권 성적으로 탈락했고 PGA 투어 존디어클래식에서는 열사병으로 중도 기권한 바 있다. 한편 호주 교포로 최근 프로전향을 한 이원준(21)이 3언더파 공동 9위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장익제(33ㆍ하이트)와 허석호(34)는 이븐파, 김종덕(45ㆍ나노소울)은 1오버파 73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