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소유한 전주(전봇대)나 도로에서 빌딩안으로 연결되는 통신망 인입 관로를 경쟁 통신사들이 빌려 쓸 수 있게 된다. 통신업체들의 불필요한 중복 설비투자가 줄어들고 KT 통신서비스만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은 가격조건과 품질을 따져 다른 통신사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30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KT-KTF 합병인가 조건인 'KT 전주ㆍ관로의 공동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놓고 KT와 SK브로드밴드, LG파워콤 등 통신사들이 최종 합의했다.
인입 관로의 제공 범위는 2010년까지 5%를 시작으로 2011년 9%, 2012년 13%, 2013년 18%, 2014년 23%로 하되 2년후인 2011년 말 통신시장 경쟁상황 재평가 결과에 따라 제공범위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새로 구축한지 3년이 지나지 않은 설비나 같은 구간에서 경쟁사 설비가 여유가 있을 경우는 공동활용 의무제공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KT의 전주 사용에 대해서는 경쟁사들이 일단 인입선을 설치하고 다음날까지 신고만 하면 되도록 했다.
KT는 현재 전체 통신 전주의 100%(378만본)와 전체관로의 95%(전체 11만6,000㎞중 11만1,000㎞)를 보유하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3월 KT와 KTF의 합병을 인가하면서 KT가 보유한 전주, 관로 등 설비제공 제도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개선계획 제출하는 것을 인가조건으로 부여했다. 방통위는 통신사들간 KT 설비의 공동활용에 대한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조기시행에 들어가고 필요한 전산 시스템 등을 구축해나가면서 시행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SK브로드밴드는 "이번 KT설비의 공동활용으로 공정경쟁이 가능하고 고객들의 편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