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경남지역 재래시장의 상품권 판매가 첫 명절을 앞두고도 저조하다.
12일 경남도에 따르면 9월 현재 도내에서 재래시장 상품권이 유통되고 있는 지역은 모두 5개 시군으로 6년전부터 상품권이 유통됐던 진해 중앙시장을 비롯해 창원과 마산, 거창, 고성에서 올해부터 시장 상품권 유통에 들어갔다.
이들 시장들은 이번 추석을 앞두고 상품권 보급을 통한 시장 활성화에 잔뜩 고무돼 있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99년 상품권 유통을 시작한 진해 중앙시장이 올해 이미 5억5천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판매하고 추석기간에도 2억~3억 정도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을 뿐, 다른 지역은2천만원~4천만원 상당의 상품권 판매 목표가 고작으로 이마저 달성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반응이다.
시장상품권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형 유통점 상품권과의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아직 대형 유통점에서 장악하고 있는 상품권 시장을 위협하기에는 턱없이 역부족이다.
명절기간에만 도내 대형 유통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품권 금액은 200억~300억원대로 이들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추석을 앞두고 저마다 상품권 판매 목표치를 올려잡고 있는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판매가 가장 활발한 농협 상품권의 경우 지난해 추석기간에만 55억원어치의 상품권이 팔려 나간데 이어 이번 추석에는 60억원어치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는 등 기업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백화점과 대형 마트들은 모두 지난해보다 10~30% 이상의 성장세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유통점 상품권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수요를 높여가고 있지만재래시장 상품권은 5개 시군만이 나서 상품권의 상당수를 구입하고 홍보하는 등 판매에 고군분투할 뿐이다.
창원시는 추석 명절 한달동안 재래시장 이용 특별 홍보기간으로 정하고 600여군데 기업체에 협조공문을 보내 상품권을 이용해 줄 것을 당부하는 한편, 자체 포상시재래시장 상품권으로 나눠주고 불우이웃 등 외부 기부에도 이를 활용하고 있으나 기대이상의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상품권 유통이 시작된 6월1일 이후 처음에는 다소 많이 팔려나갔지만 지금은 오히려 판매율이 떨어져 상품권 판매처인 농협 각 지점에는 최근 재래시장 상품권을찾는 고객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기업들의 반응도 냉담해서 이들은 재래시장 상품권을 명절 상품으로 직원들에게나눠주는 것에 대한 검토를 하지 않고 있으며, 이들은 "명절 상품은 직원들이 원하는 것으로 하는데 직원들이 재래시장 상품권을 원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재래시장 상품권에 대한 반응이 냉소적인 것은 크게 두가지로 우선 활용할 수 있는 지역이 한정돼 있다는 점을 꼽는다.
대형 유통점 상품권의 경우 같은 유통점이 있는 지역이면 어디서든 사용을 할수 있지만, 재래시장 상품권은 그것을 발행하는 지역 시장에서만 사용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도내 5개 지역에서 상품권이 발행되지만, 종류가 모두 제각각 이어서 그 지역에서만 유통이 가능할 뿐 다른지역에서의 상호 유통은 불가능하다.
또 대형 유통점 상품권은 구매시 5~10%의 할인 이점을 볼 수 있어 상품 구매시다소 저렴한 혜택을 볼 수 있지만, 재래시장 상품권은 액면 가격 그대로 사야하기때문에 시장을 이용할 때에도 굳이 상품권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문제점을 인식해 일부 시장에서는 자체적으로 손님들이 상품권을 들고 물건을살 경우 3~5% 할인해 주고 있고, 창원시는 추경예산을 확보해서 은행에서 상품권 구입시 5~10% 싸게 살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강구 중에 있다.
이와 같이 단지 재래시장 상품권을 이용하자는 구호만을 외칠 것이 아니라 지역민들이 시장 상품권을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도록 문제점을 인식하고 다양한 방법들이 모색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창원=연합뉴스) 김태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