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두바이유 60달러대 붕괴로 코스피 휘청대지만…] "저유가 수혜주 자동차·소비재 길게보고 투자를"

유가 20% 떨어지면 6개월후 GDP 0.13%P 올라

연료비 부담 줄어들고 소비심리도 대폭개선 효과

현대차·한국타이어 주목… 디스플레이주도 매력


저유가에서 촉발된 글로벌 디플레이션 우려가 국내 증시마저 집어삼킬 기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에 이어 국내 수입 원유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두바이유의 배럴당 가격도 60달러가 무너지며 유가 하락이 국내 증시는 물론 우리 경제에 상수로 자리잡고 있다. 유가 하락이 '글로벌 수요 부진→미국 에너지 기업 실적 악화→미국 및 신흥국 증시 불안→외국인 투자심리 위축'의 경로를 타고 가뜩이나 침체에 빠진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사상 초저유가 시대 속에서도 희망은 있는 법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원유 수입국이기 때문에 저유가가 계속되면 수혜 기업도 반드시 나타난다"면서 "유가 하락의 경제적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약 6개월 후를 대비해 지금부터 저가형 소비재나 자동차·반도체 등 수혜 업종 종목의 매수 비중을 늘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16일 코스피지수는 국제 유가급락에 따른 여파로 1,900선을 가까스로 지켰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85%(16.23포인트) 내린 1,904.13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1,910선 아래로 밀린 것은 지난 10월 17일(1,900.66포인트)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외국인이 무려 5,30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1조9,000억원에 달한다. 시장이 최근의 유가 하락을 글로벌 경기회복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로 해석하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불거지자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을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급속하게 얼어붙은 탓이다.


유가 하락에서 촉발된 외국인의 매도 공세로 국내 증시는 주춤하고 있지만 오히려 지금이 새로운 투자 종목을 발굴할 수 있는 적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 5위 원유수입국으로 매년 약 100조원의 돈을 석유 수입에 쏟아붓는다. 유가가 떨어지면 시차를 두고 우리 경제에 이득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안기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20% 떨어지면 약 2개 분기(6개월) 후에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13%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다"면서 "국내 가계의 경우 운송용 연료비 절감으로 연간 2조1,000억원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를 사기 위해 지불하는 돈이 줄면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돈은 늘어난다. 가계의 소비 여력이 확대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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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CJ제일제당(097950)·롯데제과(004990)·이마트(139480) 등 저가형 소비재나 소매 판매 관련 종목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정 수준 시차가 필요하다는 약점이 있지만 적어도 유가가 하락하면 소비가 개선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면서 "지금처럼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에서 매수 대응 전략을 펴볼 만하다"고 말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현대·기아차(000270)와 한국타이어(161390) 등 자동차 관련주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통상 유가가 하락하면 연료비 부담 경감과 소비심리 개선으로 자동차 판매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박중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도 저유가가 장기간 지속됐던 1994년 미국 자동차 판매가 9% 늘어 예상치를 웃돈 바 있다"고 전했다. 유가가 하락하면 주행거리가 길어져 타이어 교체 주기를 단축 시킬 수 있다는 점도 타이어 주에는 호재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종도 투자 기간을 6~9개월 정도로 잡고 매수 비중을 늘려볼 만하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연간 유가증감률과 전 세계 반도체 출하액 증감률은 9개월가량의 시차를 두고 서로 반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하락은 디스플레이 업체의 원가절감에도 긍정적이어서 유가(WTI) 증감률은 주요 디스플레이 월별환산 영업이익률을 8개월 선행한다.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LG디스플레이 등의 종목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화학 업중 중에서도 유가 하락이 바로 반영되는 도료·건자재(KCC·LG화학(051910))나 나프타분해설비(롯데케미칼(011170)·대한유화) 관련주도 주목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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