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ATM코리아?… 주가·화폐가치 하락폭 아시아 최고

10월 원화가치 2.06% 하락

코스피도 6.21%나 떨어져


외국인 투자가의 '현금자동인출기(ATM)'라는 오명은 언제쯤 벗을 수 있을까. 이달 들어 우리나라의 주가와 화폐가치 하락폭이 아시아 중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 등에 투자한 외인자금이 투자원금을 회수하기 위해 '셀 코리아(sell-korea)' 기조를 이어간 탓이다. 외국인은 12거래일 연속으로 코스피 시장에서 주식을 팔아치웠다.

19일 금융시장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16일까지 달러 대비 원화 가치 하락률은 2.06%로 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싱가포르·인도네시아·대만 등 7개 아시아 신흥국 중 가장 컸다. 이는 말레이시아 링기트(-0.4%)의 5배가 넘는다. 지난해 9월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구제금융 직전까지 몰렸던 인도네시아 루피화 가치는 오히려 0.32% 올랐다.


주가 역시 추풍낙엽이다. 코스피지수는 17일 1,900.66으로 마감, 지난달 30일 종가인 2,026.60보다 6.21% 하락했다. 이는 대만(-5%)·싱가포르(-3.71%)·필리핀(-3.61%)·태국(-3.6%)·말레이시아(-3.14%)·인도네시아(-2.2%)를 웃도는 것이다. 10월에만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2조4,00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여파가 컸다. 미국의 조기금리 인상 움직임, 유로존 디플레이션 우려 등 대외악재가 계속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탄탄하다고 평가받았던 한국 경제가 성장률의 잇따른 하향조정, 기업들의 실적 부진 등으로 흔들리자 외국인들이 일단 원금을 일부 회수한 뒤 관망세를 보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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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의 한 관계자는 "전세계 금융시장 상황이 급변하자 외국인들이 일단 현금으로 바꾼 후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코스피지수가 1,900도 한때 깨졌는데 관망세에 들어간 외인들이 한국 경제의 반등 신호가 감지될 때 다시 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은 환금성을 갖춘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인 만큼 쉽게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경제는 세월호 참사 여파로 2·4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밑돈 가운데 3·4분기 역시 이렇다 할 반등 국면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추석 연휴를 전후해서도 내수와 소비·투자가 살아나지 못했고 주식시장은 새 경제팀 출범 시점보다 더 악화됐다. 부동산 시장 역시 심리 회복만 있을 뿐이다.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도 3% 중후반대에서 3% 중반대로 낮추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의 국가부도 위험 지수도 6개월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16일(현지시간)미국 뉴욕 금융시장에서 신용부도스와프(CDS) 5년물 프리미엄은 63bp(1bp=0.01%포인트)로 4월11일(64bp)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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