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터넷 판매 선도 「델컴퓨터」/“스피드는 곧 돈이다”

◎주문받은 PC 36시간내 신속배달/재고·비용 감소로 가격도 15%내려/작년 매출 2배 증가… 업계 3위 도약「스피드」. 경쟁이 치열한 만큼 수많은 기업들이 등장했다가 소리없이 사라지는 첨단 정보기술산업에서 컴퓨터 메이커 델 컴퓨터가 생존하는 방법을 함축하는 말이다. 특별한 기술을 갖추지 못한 델은 인터넷을 통한 신속한 수주와 판매로 컴퓨터업계의 미래를 선도하고 있다. 델컴퓨터는 지난 93년 상반기만 해도 1위 PC메이커 컴팩의 대대적인 PC가격인하 공세에 밀려 6천5백만달러의 손실을 내는 등 PC업계에서 존재가 미미했다. 그러나 델은 지난해 PC판매대수 성장률이 업계평균의 5배가 넘는 71%를 기록했다. 매출은 91% 급등한 78억달러. 패커드벨 NEC와 애플 컴퓨터를 제치고 PC업계 3위로 올라섰다. 델의 성공은 94년 기존의 딜러나 대리점을 통한 판매방식에서 과감히 탈피, 인터넷을 통한 전자판매에 뛰어들면서부터. 델은 전자판매가 지니는 신속성을 극대화하기로 마음먹었다. 고객이 인터넷을 통해 제품을 주문하는 동시에 PC를 조립 생산, 36시간 이내에 배달한다는 것이다. 먼저 부품 하청공장의 창고가 델의 오스틴(미 텍사스주), 리매릭(아일랜드), 페낭(말레이시아)공장에서 수분 거리에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92년 2백4개이던 하청기업이 47개로 줄었다. 대표적인 예가 PC의 핵심부분인 주회로기판의 공급선을 인도에서 멕시코로 옮긴 것. 이로써 22일 걸리던 인도기간이 15시간으로 줄었다. 이처럼 신속배달체제를 위한 하드웨어의 구축은 인터넷판매와 함께 빛을 발하고 있다. 6년전 전체 PC판매시장의 15%이던 인터넷 판매가 현재 30%나 늘어나면서 델은 사이버시장의 1위업체로 우뚝 섰다. 최근들어선 인터넷을 통한 판매가 매달 20%씩 급성장하고 있다. 딜러를 통한 PC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컴팩의 재고량이 25일치 판매분인 반면 델은 13일치에 불과한 것은 당연한 결과다. 재고량 감소는 비용절감으로 이어져 타사보다 PC가격을 15% 내릴 수 있었다. 델은 PC부문의 성공에 힘입어 1백억달러에 이르는 서버시장를 넘보고 있다.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3콤과 손을 잡은 것. 델은 3콤에 자사의 새로운 서버용 컴퓨터를 적시에 제공, 3콤의 네트워크와의 적합성을 시험하는 기간을 90일에서 2주로 줄일 계획이다. 서버시장에서도 신속성을 살리겠다는 복안이다. 『이 업계에선 스피드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는 마이클 S.델 델 컴퓨터 회장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린다.<이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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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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