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스의 남자'로 유명한 강찬수(53·사진) KTB투자증권(030210) 대표이사 부회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강 대표는 약 한 달 전 회사 측에 사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대표로 회사를 경영한 지 1년 만이다.
KTB투자증권은 "강 대표가 취임한 후 1년이 지났지만 증권사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데 부담을 느끼고 먼저 사의 뜻을 사측에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취임 후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해 올 1·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2·4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서면서 상반기 연결 기준 98억5,4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 기간 강 대표는 적잖은 몸값을 받았다. 강 대표는 올해 상반기 총 9억3,5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강 대표가 취임 1년 만에 사임한 것을 두고 오너 마인드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권성문 KTB금융그룹 회장과의 불화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임기가 2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성과 부진을 이유로 사임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이유에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권 회장이 회사의 사소한 일까지 직접 관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강 대표는 외국계 회사에서 오래 몸담아 권 회장 스타일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버드대 경제학사 및 와튼 경영대학원 출신인 강 대표는 1999년부터 2007년까지 조지 소로스가 운영하던 QE인터내셔널이 인수한 서울증권(현 유진투자증권) 대표 이사를 지냈다.
이후 세계적인 투자전문그룹 포트리스의 아시아지역 사장을 지내다가 지난해 9월 KTB투자증권의 구원투수로 영입됐다.
당시 KTB금융그룹 경영총괄 부회장직과 자사주 166만주 가운데 30만주를 지급 받는 파격적인 조건이 화제가 됐다.
KTB투자증권은 이르면 이번주 신임 대표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