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건설 15일 본입찰] 선정 변수로 떠오른 '비가격 요소'

자금조달 계획·경영능력 고려<br>인수 후 발전비전도 내놔야


인수합병(M&A)의 핵심은 가격이다. 판매자는 물건을 비싸게 팔아야 하는 만큼 인수 후보들의 경쟁에서 무엇보다 채권단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결정적인 '한방'은 입찰가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M&A 경쟁의 생리상 인수 주체의 자금조달 능력과 경영비전도 중요하지만 일단 높은 가격을 써낸 기업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대건설 M&A에서는 '비가격 요소'도 상당히 비중 있는 평가 잣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M&A에서는 이례적으로 채권단이 직접 이를 입찰 마감 전에 공표까지 했다. 채권단의 평가 기준이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의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지난 11일 정책금융공사는 현대건설 M&A 과정에 비 가격요소도 중요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주주협의회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사는 "우선협상대상자 평가기준에 대해서는 과거 채권단 사례와 같이 가격 부문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자금조달계획 및 능력 ▦경영계획 및 능력 ▦약속사항 이행 ▦사회ㆍ경제적 책임 등 비가격 부문의 항목도 충실하게 반영되도록 할 것"이라며 "평가의 내용이나 방법 및 절차를 입찰 전에 구체적으로 정해 객관적 평가와 공정ㆍ투명성이 유지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현재 국민들이 우려하는 것은 지나친 가격경쟁에 따라 인수회사와 피인수회사가 동반 부실에 빠지는 '승자의 저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입찰 전 평가기준을 정할 때 이러한 우려와 함께 인수후보가 장기적으로 회사를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 여부와 인수 후 현대건설의 기업가치를 훼손시킬지 여부 등을 모두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비가격 요소'가 어느 인수 후보에 보다 더 유리하게 작용할지 단언할 수 없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준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적정한 인수금액은 물론 자금조달 및 경영능력, 인수 후 현대건설의 발전비전 등을 모두 명쾌하게 보여줄 수 있는 기업이 최후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가격'의 중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유 사장도 "가격 이외의 측면도 따져보겠지만 그래도 가격에 대한 부분이 3분의2 이상은 되지 않겠느냐"고 강조한 바 있다. 현재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예상 매각대금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총 3조5,000억~4조원에 달한다. 특히 현대건설 인수의 경쟁자인 현대차그룹이나 현대그룹 모두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어 입찰가격이 당초 예상금액인 최대 4조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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