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하이닉스 인수 2파전] SKT·STX 인수전 참여 이유는

단독 vs 컨소시엄…"조건만 맞으면 좋은 기회"

[하이닉스 인수 2파전] SKT·STX 인수전 참여 이유는 "사업 다각화 위해 필요" 한목소리양사 반도체사업 경험 없어… 하이닉스선 기대반 우려반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

또 한번의 진검 승부가 시작됐다. 하이닉스 인수전에 뛰어든 SK텔레콤과 STX그룹은 덩치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철저한 머니게임인 인수합병(M&A)에서는 결과를 쉽사리 예측하기 힘들다. 그만큼 양사의 의욕도 어느 때보다 넘친다. SK텔레콤은 단독으로, STX그룹은 ㈜STX를 주축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차이는 있지만 사업다각화를 위한 양사의 인수 전략은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8일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뒤 “최근 이종산업과의 융합(컨버전스)이 가속화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산업에서 (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이동통신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줌으로써 미래 성장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내수시장에서 치열한 이동통신 마케팅 경쟁에서 벗어나 스마트폰ㆍ태블릿PCㆍ스마트TV 등의 확산과 더불어 향후 지속적인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반도체 사업을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STX도 사업다각화를 위해 인수전에 뛰어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종철 STX 부회장은 “하이닉스와 기존 STX 사업 간의 시너지 효과는 거의 없다”면서도 “하지만 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사업을 다각화해 현재 90%에 달하는 해운ㆍ조선 사업의 매출 비중을 크게 낮춰 시황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강덕수 STX 회장도 하이닉스 인수와 관련해 “합리적인 가격 등 몇 가지 조건이 맞는다면 (하이닉스 인수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하이닉스 내부적으로는 인수전에 들어오기를 원했던 기업 후보가 나서지 않는 데 따른 실망감, 뜻밖의 기업이 인수의향서를 낸 데 대한 당혹감, 둘 중 어느 기업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뽑혔으면 하는 기대감 등이 교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와 STX 모두 반도체 사업을 해본 경험이 전혀 없어 시장 사이클 등을 모르는데다 부품이나 제품 거래가 없었음에도 단순히 사업 다각화 전략으로 접근하는 점을 우려하는 반응도 일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닉스가 자산 16조원, 매출 12조원의 ‘공룡 매물’이어서 3조~4조원의 막대한 인수ㆍ투자 자금이 필요하고 반도체 산업 특성상 호황일 때는 수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내지만 불황일 때는 그만한 적자를 감내할 수 있는 강한 체질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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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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