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구글 IPO성패 월가 관심

20세기 초 시카고 일대에서 마피아 갱단의 두목으로 악명이 높았던 알카포네가 탈세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증거를 인멸하고 배심원과 증인을 매수, 무죄 판결을 받은 일은 헐리웃 영화에 자주 나오는 장면이다. 최근 뉴욕 지방법원에서 벌어진 한 인터넷 투자 전략가의 재판을 놓고 일부 미국인들이 `알카포네의 재판`이라고 명명해 흥미를 끌고 있다. 바로 크레딧스위스 퍼스트보스턴(CSFB)에서 기술(IT)주 부문 투자 전략가로 활약했던 프랭크 쿼트론을 두고 한 말이다. 90년대 말 인터넷주의 거품이 부풀어 올랐을 때 쿼트론이 상장해 준 인터넷 회사의 주가는 천정부지로 올랐고, 그의 주변에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자가들이 줄을 섰다. 하지만 한때 연봉 1억2,000만 달러의 고액 소득자였던 그는 내부 정보를 통해 상장 주식을 나눠 갖고, 적정 시점에 주식을 일제히 팔아 나중에 참여한 소액 주주들이 큰 손해를 보았다는 의혹을 샀다. 그는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직후에 담합성 거래에 공모한 투자자들에게 파일을 삭제하라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내 사법 방해의 혐의도 받았다. 이에 대해 지난 24일 배심원 11명중 3명이 증거 부족을 이유로 유죄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 이에 법원은 `미결정`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검찰이 명확한 증거를 찾기 전에는 쿼트론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쿼트론은 알카포네와 달리 범죄 조직을 구성하지 않았고, 배심원이나 증인을 매수한 흔적이 드러나지 않는다. 쿼트론의 변호인들은 3년 전 벤처 창업자, 월가 투자 전략가, 애널리스트, 벤처 자본이 하나가 되어 투기붐을 조성했고, 주식투자 대중은 무조건 인터넷 주식을 샀던 시대 상황이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월가 투자 은행들은 또 다른 곳에서 심판을 받게 됐다. 쿼트론에 대한 미결정 판결이 나던 날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Google)이 새로운 기업공개(IPO) 계획을 제시, 주목을 받았다. 구글은 내년 초에 대규모의 주식을 상장할 계획인데, 상장 방식은 간사 은행을 선정, 투자자를 모집하던 지금까지의 방식을 탈피, 온라인을 통해 직접 시장과 대화하는 `더치 경매방식`을 채택키로 했다. 주가를 조작해 선의의 투자자를 속이고 자신들의 배만 채운 월가 은행에 대한 불신의 표시다. 인터넷 업체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평가되는 구글의 기업 공개 성공 여부는 바로 월가에 대한 투자가의 심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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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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