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가 오는 30일 열리는 국제해사기구(IMO) 신임 사무총장 선거에서 한국에 대한 공개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한국인 첫 '세계 바다 대통령'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주한 파나마대사관은 24일 오후 9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IMO 사무총장 선거에 한국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시간 IMO 본부가 있는 영국 런던과 파나마 현지에서도 한국 지지 발표가 이뤄졌다. 이번 선거에서 한국에 대한 공개 지지는 파나마가 처음이다.
임기택(사진) 부산항만공사 사장을 후보로 내세운 한국은 파나마의 지지 선언에 천군만마를 얻은 듯 기뻐하고 있다. 중남미 지역의 표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우호세력에 중남미 표까지 더하면 당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고 말했다.
국제연합(UN) 산하 기구인 IMO는 조선·해운과 관계된 각종 규정과 환경 규제를 만들고 운용한다. IMO 기준에 따라 배가 만들어지고 항해하기 때문에 관련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이 때문에 세계 주요국들은 IMO 사무총장을 배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한국은 2011년 IMO 법률위원장을 지낸 채이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가 도전했지만 실패한 뒤 두 번째 도전으로 덴마크와 러시아, 필리핀, 케냐 등과 경쟁 중이다.
해양수산부는 이번 선거를 위해 태스크포스(TF)까지 꾸렸으며 유기준 장관과 임 사장, 선주협회 등이 투표권을 가진 40개 이사국을 돌며 열띤 득표전을 벌여왔다.
30일 열리는 투표는 한 후보가 과반수 지지를 얻었을 때 종료된다. IMO는 전통적으로 유럽국의 영향력이 컸던 만큼 덴마크가 가장 강력한 경쟁 후보로 꼽힌다. 한국은 후보가 2명까지 압축되면 비유럽국가들의 표를 최대한 모은다는 전략인데 이 때문에 파나마의 지지가 큰 힘이 될 것으로 풀이된다.
해운업계는 임 사장이 IMO 연락관(1998~2001년)과 IMO 협약준수전문위원회 의장(2002~2005년) 등을 지내 네트워크가 넓은 점도 당선에 유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