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결제 혁명] 3-1. 경제흐름이 바뀐다 - 뜨는 산업, 지는 산업

전자결제의 대중화로 `결제 행위`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게 됐고 사람들의 욕망도 결제행태의 변화와 같은 속도로 변하고 있다. 지불할 수 있는 수단이 있는 한 언제 어디서든 재화와 서비스를 구매하고 싶어한다. 산업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따라 함께 변한다. 결제혁명이 산업의 틀을 바꿀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전자화폐, 스마트카드 등 각기 다른 전자결제 수단들이 점차 융합돼 하나의 시스템을 통해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전자결제는 모든 산업부문에서 활용되기 시작했다. `결제망`이 금융뿐 아니라 유통ㆍ통신ㆍIT 등 모든 산업 분야의 기본 인프라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한 산업의 변화는 이미 전방위로 진행되고 있다. 대다수의 개인들이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주식을 사고 판다. 은행은 자동화기기가 넘쳐 나고 인터넷뱅킹이 창구를 대체한 지 오래다. 홈쇼핑과 인터넷 포털업체가 자리를 잡고 지불대행서비스가 새로운 산업을 형성해가고 있다. 보안ㆍ반도체 산업도 결제시스템을 배경으로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결제수단의 발전은 개인의 일상생활을 바꾸는 것은 물론 산업 전반의 구조 개편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결제혁명은 곧 금융혁명=화폐가 `네트워크` 속으로 들어오면서 현금 거래가 없이 디지털화한 결제 정보의 처리만으로 거래를 할 수 있는 금융 부문의 혁신이 급진전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 금융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며 지점이 없는 사이버 전문 증권사가 등장해 활발히 영업중이다. 결제기술의 발달은 금융중개의 다양화와 금융기관 사이의 합병ㆍ제휴 및 금융기관의 전문화를 촉진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전세계가 결제 네트워크로 연결돼 각국의 금융시장은 `글로벌 마켓`의 일부가 됐다. 업무의 효율이 높아지고 금융기관간 업무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모든 금융서비스를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금융기관들도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적응하지 못하는 금융기관의 퇴출이 줄을 잇고 있는 것도 결제혁명의 파급효과다. ◇유통, 시공의 제약을 벗어나다`=세계 최대의 온라인 서점 `아마존`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국내에서 찾기 힘든 외국의 원서들이 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존 웹사이트(www.amazon.com)에 접속해 필요한 책을 찾고 신용카드를 이용해 대금을 치른다. 주문한 책은 항공편을 통해 보통 2주안에 배송된다. 지금 우리가 너무도 당연시 하고 있는 이 같은 일은 인터넷의 발달 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 인터넷은 처음부터 정보의 공유를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기에 상거래와는 거리를 둔 수단이었다. 그러나 인터넷에 전자결제 기술이 결합되면서 `전자상거래`라는 새로운 거래행위를 만들어 냈고, 결국 유통업에 혁명에 가까운 변화를 몰고 온 것이다. 전자상거래는 우선 유통업을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게 만들었다. 은행과 신용카드사의 결제시스템이 24시간 유기적으로 작동하면서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이나 휴대폰(모바일뱅킹)등을 통해 물건을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신용카드와 전자화폐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거래가 간단할 뿐 아니라 도ㆍ소매상 등 중간유통단계를 생략해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전자지불포럼 관계자는 “유통업의 변화는 인터넷 쇼핑몰의 할인 판매 등을 통해 어느정도 우리 실생활로 다가왔다”며 “앞으로 기업과 기업, 정부와 정부간의 전자결제가 더욱 활성화되면 사회 전체적인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산업의 등장=전자결제의 확산은 인터넷과 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산업을 탄생시키고 있다. 전자지불 대행업체들이 생겨났고 `안전한 결제`를 지원하는 보안업체들도 등장했다. 이밖에도 카드단말기를 만드는 등의 수많은 주변기기 업체들은 물론이고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산업을 탄생시키고 있다. 전자지불 대행업체는 인터넷으로 결제를 할 때 흔히 이용하면서도 인식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가 인터넷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한 후 신용카드번호나 계좌번호를 입력할 때 이 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하며 대금결제를 중개하는 역할을 한다. 이 업체들은 국내 전자상거래의 발달추세에 따라 매년 30%이상 고속 성장해 오는 2007년에는 총 67조원의 거래대금이 전자지불 대행업체를 통해 결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안산업의 성장도 눈에 띈다. 국내의 보안소프트웨어 시장은 전반적인 IT경기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매년 20%이상의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02년에도 24.8% 성장한 1,3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고 올해는 2,000억원 안팎의 시장형성이 기대된다. 특히 최근 잇따른 금융사고와 해킹으로 인한 개인 고객정보 유출 사고 등으로 인해 정부와 기업체들의 보안관련 인식이 높아지고 있어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도영 비자코리아 이사는 “기존 마그네틱카드를 IC카드로 바꾸려는 정부정책에 따라 IC칩 업체와 새로운 단말기 생산 업체 등 관련 하드웨어 생산업체들도 꾸준한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며 “결제기술의 발달이 신산업을 창조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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