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ICE 산업 즉, 기업회의(Meetings), 보상관광(Incentive tours), 국제회의(Conventions), 국제전시(Exhibitions) 성장 전략이 화두다. 국가마다 도시마다 각양각색의 매력과 지원책을 앞세워 MICE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제컨벤션협회(ICCA)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부동의 세계 1위인 프랑스 파리는 도시 자체가 갖고 있는 문화와 예술의 힘으로 매년 수많은 MICE 방문객들을 맞고 있다. 인구 70만의 작은 도시인 독일 프랑크푸르트는 한번에 30만명의 참관객을 모으는 국제도서전을 비롯해 연간 180여건의 대형 박람회 및 국제회의를 개최, 지난 2007년에만 7,200억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물론 이들 도시가 관광지로 경쟁력을 가지는 데는 역사ㆍ문화적인 자산이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민관이 함께 펼치는 부단한 노력도 한몫한다. 파리는 관련 기구나 단체가 제휴를 맺는 데서 나아가 컨벤션센터 간 불필요한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10개 센터가 모여 VIParis라는 벤처 기업을 탄생시켰다. 프랑크푸르트는 100년 전부터 전시 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말 현재 아시아 2위, 세계 9위의 MICE 개최도시로 부상한 서울도 민선 4기 6대 핵심 산업 중 관광과 컨벤션을 2대 중점육성 대상으로 선정,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시설을 확충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6월 초 삼청각에서 열린 서울관광포럼 환영 만찬에서 참석자들은 맛있는 음식과 흥겨운 공연보다는 주최 측에서 여성 고객들을 위해 준비한 담요 한장에 감동했다고 한다. 오후 늦게 시작된 야외행사였는데 다소 쌀쌀하다 싶을 때쯤 배포된 담요 한장은 얇은 옷을 입은 여성들뿐 아니라 모든 참석자의 감탄을 자아냈다.
관광은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환대 산업이다. 작은 담요 한 장이 그곳에 참석한 세계 굴지의 여행사 대표나 언론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면 그들은 기꺼이 말과 글로 서울의 배려와 매력을 전할 것이다.
도시마다 경쟁적으로 대규모 컨벤션센터를 짓고 화려한 장식을 한다. 그러나 정작 그곳에 담길 따뜻한 정과 콘텐츠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서울시가 앞장서 MICE 산업에 해외 관광객들의 마음을 훔칠만한 콘텐츠를 담는다면 이들을 서울로 불러 모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