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윤일병 사건 좌절감 안겨… 한국 병영문화 개선 필요"

뉴욕타임스 지적

미국의 유력 언론인 뉴욕타임스(NYT)가 육군 28사단 윤 일병 구타 사망 사건과 관련해 한국군 문화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NYT는 '한국의 계속되는 수치(More shame in South Korea)'라는 제목의 13일자 사설에서 "(윤 일병 사건이) 세월호에 이어 또다시 한국 사회에 좌절감을 안겼다"고 평가했다. 사설은 윤 일병이 동료 병사들에게 당한 가혹행위와 사망 당시 정황을 상세히 묘사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일들이 올해 4월에 발생했지만 군에 의해 은폐(cover-up)돼 있다가 KBS 보도와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의 폭로가 나온 다음에야 전말이 공개된 사실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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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6월 동료 병사들의 모욕에 격분, 총기를 난사해 5명을 살해한 임 병장 사건을 함께 거론하며 폐쇄적이고 억압적인 한국의 병영문화를 잇따른 참사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군 기강을 잡는 수단으로 가혹행위가 널리 용납되는 분위기가 문제라는 것이다. 많은 피해자들이 일상화된 가혹행위와 따돌림을 견디다 못해 자살하거나 임 병장처럼 일탈을 하고 때로는 윤 일병처럼 "불행한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고 NYT는 전했다.

이번 사망 사건으로 더 이상 병영문화의 개선을 미룰 수 없다는 게 NYT의 주장이다. 이 신문은 "한국은 북한과의 전쟁으로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군대는 그동안 국방력 유지라는 명목으로 외부의 간섭을 거부해왔다"면서 "하지만 윤 일병 사건은 병영 폭력의 잔인함이 도를 넘어섰다는 사실뿐 아니라 군 문화의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최근 윤 일병 사건을 보도하며 "95달러(약 9만7,800원) 남짓의 월급을 받는 한국의 사병들은 가까운 사람들과의 연락이 통제된 채 괴롭힘과 각종 고통에 시달린다"고 전했다. F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경직된 군대식 위계질서를 익힌 청년들은 취업 후 기업들에 유사한 문화를 옮겨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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