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는 '한국의 계속되는 수치(More shame in South Korea)'라는 제목의 13일자 사설에서 "(윤 일병 사건이) 세월호에 이어 또다시 한국 사회에 좌절감을 안겼다"고 평가했다. 사설은 윤 일병이 동료 병사들에게 당한 가혹행위와 사망 당시 정황을 상세히 묘사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일들이 올해 4월에 발생했지만 군에 의해 은폐(cover-up)돼 있다가 KBS 보도와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의 폭로가 나온 다음에야 전말이 공개된 사실도 지적했다.
NYT는 6월 동료 병사들의 모욕에 격분, 총기를 난사해 5명을 살해한 임 병장 사건을 함께 거론하며 폐쇄적이고 억압적인 한국의 병영문화를 잇따른 참사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군 기강을 잡는 수단으로 가혹행위가 널리 용납되는 분위기가 문제라는 것이다. 많은 피해자들이 일상화된 가혹행위와 따돌림을 견디다 못해 자살하거나 임 병장처럼 일탈을 하고 때로는 윤 일병처럼 "불행한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고 NYT는 전했다.
이번 사망 사건으로 더 이상 병영문화의 개선을 미룰 수 없다는 게 NYT의 주장이다. 이 신문은 "한국은 북한과의 전쟁으로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군대는 그동안 국방력 유지라는 명목으로 외부의 간섭을 거부해왔다"면서 "하지만 윤 일병 사건은 병영 폭력의 잔인함이 도를 넘어섰다는 사실뿐 아니라 군 문화의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최근 윤 일병 사건을 보도하며 "95달러(약 9만7,800원) 남짓의 월급을 받는 한국의 사병들은 가까운 사람들과의 연락이 통제된 채 괴롭힘과 각종 고통에 시달린다"고 전했다. F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경직된 군대식 위계질서를 익힌 청년들은 취업 후 기업들에 유사한 문화를 옮겨심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