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CJ제일제당, 사조, 동원F&B 등이 줄줄이 뛰어든 연어캔 시장에서 연초부터 동원과 CJ가 불꽃 튀는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연어캔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CJ제일제당과 동원F&B는 올 초 '색깔 논쟁'을 시작으로 TV광고와 신제품 출시 등의 마케팅을 통해 시장 초기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지난 2011년 기름 대신 물을 넣어 차별화를 시도한 '프레시안 워터 튜나'를 출시하고 참치캔 시장 공략에 나섰다가 실패한 CJ제일제당은 이번에는 참치와 흡사한 색깔의 하얀 연어를 앞세워 동원이 주도해온 4,000억원대 참치캔 시장까지 넘보겠다는 태세다.
19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연어캔 3사의 시장 점유율은 CJ제일제당이 38.8%로 가장 높았고 동원F&B가 34.5%를 바짝 뒤쫓고 있으며 사조 해표가 26.6%를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알래스카 연어캔' 오리지날 1가지 제품으로 시장을 점령한데 비해 동원F&B는 동원연어 오리지날·에쓰·샐러드·칠리 등 4가지 라인업을 앞세워 후발주자의 불리함을 극복해 출시 4개월만인 지난 연말 점유율 30%를 넘어섰다.
이에따라 CJ와 동원의 대결로 압축된 연어캔 시장 싸움은 새해 벽두부터 '색깔논쟁'이 한창이다. 지난해 12월 동원F&B가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정우를 모델로 기용해 '붉은 통살을 확인하세요'라는 공중파 TV 광고로 포문을 열자 CJ제일제당도 이에 질세라 1월 중순 '알래스카 연어는 붉은 색소 걱정 없어요'라는 케이블TV 광고로 맞불을 놓았다. CJ제일제당은 연어캔 '알래스카 연어'에 색소를 넣지 않아 연어살이 하얗다는 점을 강조한 반면 동원F&B는 고급 어종 '코호 연어'는 익혀도 붉은 살코기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주장으로 맞선 것이다.
올 들어 동원의 공세는 시장 점유율 확대로 나타나고 있다. 롯데마트에서 지난해 10~12월 34.9%였던 동원 연어캔의 점유율은 설 명절이 포함된 올 1월부터 2월16일까지 58.4%로 늘어났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CJ제일제당의 연어캔은 64.5%에서 39.6%로 급감했다. 롯데마트 측은 "CJ의 연어 캔 제품은 1가지뿐이지만 동원은 4가지로 다양한데다 정우를 모델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덕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은 올 3월 신제품 2종을 추가로 출시해 제품 라인업을 강화한다. 기존 '오리지날'에 이어 고소한 현미유가 들어간 제품과 태국 고추를 가미한 매운맛 콘셉트의 연어를 준비했으며 앞으로 샐러드 연어도 출시할 계획이다. 현미유 연어는 이유식 등 담백한 요리, 매운 맛 연어는 김치찌개 등 매운 음식에 적합하도록 레시피를 다양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CJ제일제당측은 "기대 이상의 매출을 내는 효자 품목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올해 연 매출 300억원 달성이 목표"라고 말했다.
동원은 지난 2개월간 공중파 광고로 18억원을 쏟아 붓는 등 대대적인 광고 공세로 연어캔 시장에서도 참치캔 시장의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이미 4종 갖춘 만큼 신제품 출시보다는 쿠킹클래스 개최 등을 통해 레시피를 알려 대중화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동원은 '붉은 통살 연어' 라는 특장점을 널리 홍보하기 위해 이달 말부터 '붉은 통살 동원연어 온라인 요리대회'를 자사 블로그인 'The WELL'에서 연다.
식품 선두기업들이 연어캔 시장에서 격전을 벌이는 이유는 미국의 경우 연어캔이 참치캔 시장의 30%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어 국내 캔 시장도 이같은 트렌드를 따라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연어가 웰빙 식품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참치에서 연어로 캔 수요를 갈아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연어캔은 올해 500억원 규모에 이어 내년에 1,000억원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며 "참치와 비슷한 색깔과 용도를 앞세워 참치캔 시장을 잠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