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국가운명. 국민정신력이 좌우

어처구니없는 숭례문방화사건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21세기 첨단시대를 달리고 있는 이 시대에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한심한 일이라고 한결같이 입을 모은다. 더욱이 다른 곳도 아닌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서울한복판에서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무런 대책 없이 국보1호가 불타는 참담한 현실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필자는 먼저 국보제1호를 소실했다는 국가적 부끄러운 자책감에 앞서 근본적인 원인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무엇보다 이번 방화사건의 원인이 사회에 불만을 품은 우리 국민 중 한 사람의 분풀이성 소행이라고 하니 더욱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다. 아무리 미천한 신분의 민초라 하더라도 조국의 소중함과 역사적 유산인 문화재의 귀중함은 알 터인데 왜 하필이면 국가와 민족의 존재와 가치성을 나타내는 소위 우리의 반만년 역사의 혼이 살아 숨쉬는 국보제1호를 대상으로 삼아 화풀이를 했는지, 그 점에 초점을 두고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본다. 방화범의 동기가 어떠하든 간에 중요한 것은 평소 우리 국민들의 역사관ㆍ국가관ㆍ민족관ㆍ정체성 등을 바탕으로 한 국민정신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고 나아가 이번 사건 역시 우리 국민들의 국가관과 국민정신의 상실에 기인한 정체성의 부재가 부른 예견된 일이였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정치지도자나 사회저명인사를 대면할 기회가 주어지면 잊지 않고 묻는 것이 있다. 일본인은 사무라이 집단이기주의 정신, 미국인은 제일국민주의정신 등이 있다면 우리 국민의 정체성과 국민정신은 무엇이냐고…. 그러나 대답은 묵묵부답이다. 당시 질문을 던진 필자는 국민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국민의 정체성과 국민정신에 대한 명쾌한 대답을 못하고 회피하는 것은 그만큼 국민정신과 참된 국가관에 대한 무관심으로 생각돼 못내 아쉬움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 나라의 운명은 그 나라만이 갖는 국민정체성과 일체된 애국애족의 정신력이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 국민의 관념이나 기질과 정서에 맞는 참되고 바른 국민정신을 고취해 ‘조국은 있으되 국민은 없고 국민은 있으되 애국이 없다’는 말이 현실이 돼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감히 생각해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