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가 다시 붐비고 있다.21일 서울시내 병원들에 따르면 IMF체제후 아이갖기는 물론 결혼마저 기피하는 현상이 확산돼 된서리를 맞았던 산부인과가 최근 임산부들로 다시 북적거리면서 본격적인 「베이비 붐」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차병원의 경우 이달들어 새로 찾아온 초진 임산부 숫자는 하루 평균 80명선. 지난달 하루 평균 65명에 비해 19% 늘었으며 IMF체제 직후인 재작년 12월 평균 52명에 비하면 35%나 증가했다.
강남구 논현동 홍영재 산부인과의 경우 지난해 10월말까지 초진 임산부 숫자가 하루 3∼4명 정도에 머물렀으나 11월말부터 조금씩 늘기 시작, 올들어 6∼7명에 달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갈월동 목병원도 올들어 찾아오는 초진 임산부 숫자가 하루 평균 30명정도로 지난해 여름의 10여명에 비해 배이상 급증했다. 이 병원의 경우 지난 여름만해도 절반 가량이 비어있던 전체 40개 병상이 거의 매일 차있으며 홍영재 산부인과 등 개인병원들도 환자수가 늘어나면서 그동안 폐쇄했던 병상을 다시 열고 간호사를 새로 충원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에대해 일선 의사들은 무엇보다 지난해 연말을 고비로 내수가 다시 살아나는등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하고 있는데다 호랑이띠 해인 지난해 임신을 미뤘던 부부들이 올들어 대거 출산 대열에 합류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있다.
따라서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 하반기에는 근래에 보기 드문 베이비 붐현상이 빚어질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홍영재산부인과 홍영재(洪榮載·56)원장은 『우리보다 IMF 관리체제를 먼저 겪은 영국이나 멕시코의 사례를 보면 IMF직후 급감했던 출산율이 1년쯤 후에는 오히려 그 이전보다도 증가했다』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회생의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올하반기에는 본격적인 베이비 붐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박상영 기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