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한국형 오토오일' 정책 추진을

배출가스 때문에 오염 심각… 車·정유업계 공동연구 필요

우리나라의 자동차 등록 대수는 지난 70년 약 20만대에서 2005년 1,500만대로 폭발적인 증가 추세에 있으며 이에 따라 자동차 배출가스에 의한 대도시에서의 오존, 이산화질소 및 미세먼지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자동차 배출가스에 의한 오염물질이 전체 오염물질 배출량의 85%를 상회하고 있어 효율적인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대책이 이행되지 않는 한 대도시에서의 대기질은 더욱 악화되고 그 피해 또한 심각해질 것이다. 이러한 자동차 배출가스를 저감시키기 위해서는 유해가스 배출이 적은 자동차를 생산하도록 배출가스 허용 기준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용되는 연료 자체가 자동차 성능과 배출가스에 미치는 영향도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와 적합한 품질 기준을 설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연료 중의 황 성분은 자동차 배기가스 중의 황산화물을 증가시키는 직접적인 영향도 미치지만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을 위한 후처리장치의 기능을 저하시키거나 수명을 단축시키기도 하며 방향족 성분은 불완전연소에 의한 탄화수소와 일산화탄소의 배출을 증가시키고 발암 물질인 벤젠과 프로메튬 등의 유해 물질도 생성한다. 또한 옥탄가나 세탄가는 자동차 주행 성능 및 연비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배출가스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MTBEㆍ에탄올ㆍ바이오디젤 등의 함산소 물질은 일산화탄소와 탄화수소는 감소시키지만 질소산화물은 증가시키기도 하고 일부 연료계 부품의 부식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어 차량 설계에 적합한 적정량의 사용이 요구되기도 한다. 따라서 자동차와 연료를 하나의 공동체계로 취급하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며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기술을 효과적으로 연구ㆍ개발할 수 있도록 자동차산업과 정유산업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공동연구의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미국ㆍ유럽ㆍ일본 등 선진 외국은 연료기술과 자동차기술의 상관성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오토오일프로그램(Auto-Oil Program)’을 수행해 자동차 배출 기준과 연료 품질 기준 설정 등의 정책 수립에 적극 활용하고 자동차기술과 연료기술의 발전을 도모해 산업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오토오일프로그램’을 가장 먼저 시작한 미국은 89년부터 정유사와 자동차사가 참여하는 대기질향상연구프로그램을 수립해 대기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연료와 자동차 배출물과의 상관관계를 규명한 바 있다. 유럽은 94년에 유럽의회의 주관하에 유럽정유협회와 유럽자동차산업협회가 ‘오토오일프로그램’을 착수했고 일본도 97년부터 경제산업성의 위탁을 받아 석유산업활성화센터가 주도하고 자동차사와 정유사가 참여하는 청정대기프로그램을 실시, 미래의 대기질 수준을 예측하고 비용 대비 효과가 좋은 기술을 선별해 정책 수립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2년에 환경부의 위탁을 받아 한국석유품질관리원에서 ‘한국형 오토오일프로그램 시행계획’을 수립한 바 있으나 비용 문제 등으로 인한 자동차사와 정유사의 소극적인 대응으로 실현되지 못했다. 최근 에너지원의 다변화 및 기후변화협약 대응 등을 위해 바이오연료ㆍ천연가스합성연료 및 석탄액화연료 등의 새로운 석유 대체연료가 자동차용 연료로의 사용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형 오토오일프로그램’의 수행은 더욱 절실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석유품질관리원은 연료ㆍ자동차ㆍ환경 분야의 기술적 공감대 형성과 상호 인식의 폭을 확대하고 자동차사와 정유사간의 공동 현안과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연료ㆍ윤활ㆍ자동차ㆍ환경 전문가협의회를 구성하고 3차례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앞으로 이 협의회를 토대로 자동차와 연료기술의 고도화 실현과 대기 환경을 효과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한국형 오토오일프로그램’이 추진되기를 기대하며 정부는 물론 관련 산업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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