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월가 직원들] 과소비 하고 싶어도 못한다

월가 기업들이 직원들의 호화 생활로 인한 사회의 부정적인 시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직원들의 생활태도를 근무평가 및 고용과 연계시키는 특별규정을 적극 발동할 태세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미 월가 기업들은 지난 12년간의 주식시장 호황 덕분에 94년과 98년 두해를 제외하고 매년 수익과 보너스가 꾸준히 증가해 왔다. 미 증권업협회와 뉴욕시 감사기관에 따르면 올해 월가의 투자은행들은 직원들에게 보너스로 130억달러를 지불할 계획이다. 이들 투자은행들의 이같은 보너스 지급 후에도 수익이 지난해 보다 18%가 늘어난 13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하지만 월가 사람들은 이같은 거액의 보너스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같이 값비싼 롤렉스 시계를 사거나 아프리카 사파리여행을 즐기는 등 호화 사치 생활을 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왜냐하면 이같은 자신의 호화 사치생활이 자칫 해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0년전만 해도 월가에서는 값비싼 BMW 자동차를 구입하거나 100달러 지폐에 코카인을 말아 피우는 이야기가 고액 연봉자들 사이에 무용담처럼 회자됐다. 그러나 2년전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터인 25세의 필립 포터가 자신이 새로 구입한 50인치 TV와 3,500달러짜리 롤렉스 시계가 뉴욕타임스에 기사화 된 다음날로 해고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후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 대부분의 월가 기업들은 직원들의 호화 생활로 인한 사회의 부정적인 시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직원들이 자신의 부(富)를 무절제하게 과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특별한 규정들을 갖고 있다. 월스트리트의 베테랑인 파네스톡사의 수석부사장 앨런 액커만씨는 『젊은 뱅커와 브로커들은 이전에 벌어들인 것 보다 훨씬 많은 돈을 올해 만지게 되겠지만 이를 떠벌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월가 기업들의 사회 자선단체에 대한 기부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미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는 이번주 직원들이 자선단체에 4억3,900만달러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월가 기업들의 이같은 기부는 세금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형주기자LHJ30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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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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