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 한글창제 일등공신, 불교계 학승?

■ 한글의 발명

정광 지음, 김영사 펴냄


'한글의 발명'은 책 제목 그대로 한글을 왜, 어떻게, 누가 만들었는가를 연구한 것이다. 저자인 정광 고려대 문과대학 명예교수는 기존 학자들이나 연구결과와 어긋나기로 단단히 결심한 듯하다. '영명하신 세종대왕이 친히 유례없는 독창적 글자를 만들었다'는 근거가 부족한 '신화'라며 확실히 부수겠다는 것이다. 저자는 고대 아시아에서 발생한 문자들의 연구결과를 통한 역사적·과학적 바탕 위에서 한글의 의미와 언어학적 가치, 탁월함을 밝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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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 따르면 한글 제정의 근본 동기는 원나라 건국에 따라 한자의 중국어 발음과 우리 발음에 크게 차이가 생겨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데 있다. '훈민정음'은 한자의 한어음을 표기하거나 우리 한자음을 수정해 백성에게 가르칠 때 필요한 '발음기호'로 창제된 것이지 백성에게 보다 편한 문자생활을 시키기 위한 '새로운 문자'가 아니었다. 또 한글을 만드는 데는 수양대군이나 정의공주 등 세종의 자녀들과 성삼문, 신숙주 등 젊은 학자들의 도움도 있었지만 가장 큰 도움을 준 인물은 불교계의 학승들이었다고 주장했다. 저자는 자신의 주장에 대해 적지 않은 이견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다만 실증적 자료에 기반한 비판을 해달라고 당부한다. 다소 전문적인 내용이라 일반 독자가 읽기에는 어렵지만 한글의 중요성을 깨우칠 수 있는 책이다. 1만9,800원.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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