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신세계 강남점 '새 본점이 최대 경쟁자(?)'

오는 10일로 예정된 신세계 본점 개점의 파급효과를 놓고 관련 업계에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본점은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할인점 이마트와 달리 침체의 길을 걸어온 백화점 부문의 도약 의지를 담은 신세계의 `야심작'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본점 등장에 가장 `떨고 있는' 곳은 다른 경쟁사 점포가 아니라 당사자인 신세계의 강남점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 신세계 내부경쟁이 더 치열(?) = 외견상 범 명동상권을 두고 롯데와 신세계가 격전을 펼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지만 그동안 사실상 신세계의 본점역할을 해온 강남점과 본점 간의 함수관계가 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라는 주장이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경쟁사인 롯데, 현대백화점을 중심으로 흘러나오는 이런 얘기의 요지는 `강남점손님이 본점으로 일부 넘어가 잘 나가던 강남점의 기세가 꺾이고 본점이 그 덕을 보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결국 양 점포가 제로 섬 게임을 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으로 경쟁사들이 `신세계효과'를 낮게 평가하는 대목에서 자주 끄집어내는 얘기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3일 "신세계 본점 고객은 강남상권과 중복이 많이 되며 주타깃이 중년 여성이어서 본점이 강남점 매출을 잠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도 "신세계 본점 고객중 강남거주자 비중이 20-25% 선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이들 중 상당수가 본점 공사때 강남점으로 넘어갔었으나 이제 본점이 문을 열기 때문에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지난 2000년10월 개점 당시 9천평에서 지금은 1만4천평으로 매장면적을 넓힌 강남점이 크게 영향을 받게 될 것이 분명한 만큼 양 점포 사이에 `대표점포' 안착을 위한 고객 쟁탈전이 뜨거워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당사자인 신세계도 이같은 전망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본점 개점 이후 초기에는 강남점 매출이 5% 안팎 영향을 받을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개점 초기 본점에서 다양한 경품, 사은품 행사가 진행되기 때문에빚어지는 현상일뿐 장기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신세계측은 강조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본점은 광역상권이고 강남점은 주로 강남거주 고정 고객 위주점포여서 본점 신규 고객 중심으로 양 점포를 넘나드는 수요를 더 많이 확보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세계 강남점이 2001년 4천233억원 → 2002년 5천287억원 → 2003년 5천989억원 → 2004년 6천947억원 → 2005년 상반기 3천700억원 등 두자릿수 매출 증가세를 기록해온 반면 옛 본점의 경우 2001년 2천590억원 → 2002년 2천210억원 →2003년 1천380억원 → 2004년 1천170억원 → 2005년 상반기 520억원 등 두자릿수 매출 하락세를 보여온 점에 비춰볼 때 두 점포간 매출 역비례의 함수관계는 적지 않은기간 어느 정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와 관련, 롯데백화점도 내년 하반기 미아점을 개점하면 소공동 본점과의 관계에서 같은 현상을 겪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업계 과당경쟁 빚을까 = 백화점이 새로 생길 때마다 반복돼 온 업계의 과당경쟁 양상이 재연되지 않을까 하는 진단도 끊이지 않고 있다. 당장 신세계가 본점 개점에 맞춰 진행할 다양한 경품, 사은 행사를 겨냥해 롯데백화점도 `롯데타운' 개보수 완료를 명분삼아 적극 대응하려는 태세다. 이 경우 업계 전반에 과열 분위기가 퍼져 구매액 7%로 하향 평준화된 상품권 덤이 10%로 회귀하거나 비싼 사은품과 경품 등의 과도한 기획 행사가 쏟아지면서 당장은 소비자에게 즐거움을 줄 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나 업계나 모두 피해를보는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월드 클래스', `문화백화점' 등을 표방하고있는 것으로 미뤄 정상 영업에 힘쓸 것으로 기대하며 그 경우 경쟁 점포들의 과민대응도 없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 현대백화점은 관망중 = 롯데와 신세계의 중간에 낀 업계 2위의 현대백화점은강남상권에 무게를 두고 있는 영업전략을 내세우면서 "명동, 나아가 강북상권은 강남상권과 전혀 별개"라며 "신세계 본점 개점이 현대백화점에 미칠 영향은 거의 전무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그저 상황을 관망하면서 업계 전체가 새로운 호기를 맞을 수만 있다면좋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신세계 본점의 도심형 대형점포로의 재탄생과 명동상권 활성화는 업계 전체에 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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