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총선개표 각당표정] 민주.한나라 '1당 시소게임' 희비교차

여야는 13일 밤 16대 총선 개표결과를 지켜보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개표 상황에 따라 환희와 탄식이 교차했다.특히 치열한 1당 싸움을 벌인 민주당과 한나라당 지도부는 출구조사 결과 민주당의 1당 확보가 확실시되는 것으로 예측됐다가 개표가 진행되면서 다른 양상이 나타나자 긴장속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민주당은 16대 총선에서 원내 1당 달성을 자신하면서도 이날 밤 진행된 개표결과를 지켜보며 마지막까지 긴장을 풀지 못했다. 민주당 서영훈(徐英勳) 대표와 이인제(李仁濟) 선대위원장, 김옥두(金玉斗) 사무총장, 김한길 총선기획단장 등 지도부는 이날 밤 여의도 당사 10층 상황실에 자리를 잡고 대형화면을 통해 생중계되는 개표방송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당 지도부는 투표 마감 직후 발표된 각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 민주당의 1당이 유력시된다는 보도가 나오자 환호했으나 개표가 진행되면서 한나라당과 1당을 둘러싼 시소게임이 계속되자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상황실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수도권과 제주, 충청, 강원 등 경합지에서 예상밖의 선전을 할때는 박수가 터져나왔지만, 기대밖의 고전을 하는 경우에는 금새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러나 민주당 핵심 당직자들은 『100표 안팎의 박빙 지역이 많은 만큼 끝까지 지켜봐야 안다』며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이날 저녁 8시께 개표가 시작되면서 수도권 경합지역에서 자당 후보들의 선전(善戰)이 속속 확인되자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에 대한 충격에서 벗어나 환한 표정을 지으며 여유를 찾는 모습이었다. 특히 밤 10시가 가까워오면서 방송사 출구조사와는 달리 민주당보다 6~8석 가량앞서는 것으로 나오자 환호성을 올리며 박수를 치는 등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다. 그러나 서울지역에서 민주당 386 후보들이 두각을 나타낸 데 반해 자당 386 후보들이 맥을 못추고 서청원(徐淸源) 선대본부장, 이세기(李世基) 김중위(金重緯) 후보 등 중진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자 안타까워했다. 한 당직자는 『예상대로 여론조사기관들의 출구조사에 대한 신뢰성에 문제가 많 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끝까지 지켜봐야 알겠지만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원내 1당 달성은 무난한 것이 아니냐』고 기대감을 보였다. 자민련은 각 방송사의 출구 조사에 이어 실제 개표에서도 자민련 후보의 부진이 이어지자 침통한 분위기를 감추지 못했다. 지하 1층 상황실에서 개표 결과를 지켜보던 조부영(趙富英) 선대위원장과 이수영(李洙榮) 명예총재 비서실장 등 당직자들은 『최소한 원내교섭단체는 구성할 수 있어야 할텐데-』라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특히 텃밭인 충청권에서도 전체 의석(24석)의 절반에 못미치는 11명 가량만 당선 가능한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김현욱(金顯煜) 사무총장과 이긍규(李肯珪) 총무 등주요 당직자들마저 당선이 불확실한 것으로 나타나자 더욱 당혹해 했다. 그러면서도 당직자들은 『끝까지 개표결과를 지켜보기 전에는 속단할 수 없다』고애써 위로하며 막판 이변 가능성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았다. 또 충청권의 부진에 대해 한 당직자는 『대전과 충청지역 공천에서 현역 의원을 교체한 것이 악재로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편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는 오후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받고 당사에 나오려던 계획을 변경, 모처에서 휴식을 취했으며 이한동(李漢東) 총재도 오후7시께 상황실에 들러 10여분간 당직자들을 격려한 뒤 곧바로 자리를 뜨는 등 예상외의 부진에 당혹해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민국당은 방송사 출구조사 이후 투표함을 개봉하면 다른 결과가 나올것이라는 기대속에 개표진행상황을 주시했으나 패배의 기색이 완연하자 참담한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조 순(趙 淳) 대표는 오후 8시께 선거상황실에 들렀으나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언급없이 당사를 빠져나갔다. 趙 대표는 시내 모호텔에서 김상현(金相賢) 최고위원과 회동, 당의 향후 진로를 논의했으나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못했다. 민주노동당은 개표가 진행되면서 울산 북구 최용규(崔勇圭)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와 격차를 점점 벌여나가자 당선을 자신하면서도 창원을에 출마한권영길(權永吉) 대표가 고전을 면치 못하자 안타까운 표정들이었다. /양정록기자 고광본기자 김홍길기자입력시간 2000/04/1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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