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중국의 알리바바가 홍콩 대신 뉴욕증시 상장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월가가 들썩대고 있다. 기업가치만도 최대 1,200억달러(약 129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알리바바가 뉴욕증시에 입성하면 지난해 페이스북 이후 최대 규모의 정보기술(IT) 기업공개(IPO)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25일 알리바바와 홍콩 증권거래소(HKE) 간 협상이 무산됐으며 알리바바는 현재 뉴욕증시에 IPO를 신청할 계획을 짜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리바바 측 관계자들은 이미 미국계 로펌과 계약했으며 조만간 주간금융사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당초 홍콩증시 상장을 추진했던 마윈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차등의결권을 인정하지 않는 규정 때문에 경영권을 보장받기 위해 홍콩 거래소 측과 협상을 벌여왔다. 차등의결권 은 일부 주식에 보통주의 몇 배에 달하는 의결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알리바바 지분의 10% 남짓을 소유한 마 CEO 등 경영진은 차등의결권을 보장 받지 못한 채 홍콩에서 IPO를 할 경우 경영권 상실을 우려해야 하는 입장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알리바바 측은 현경영진이 이사회 구성원의 과반 이상을 선임할 수 없다면 홍콩 IPO 계획을 접고 차등의결권을 인정하는 뉴욕으로 가겠다는 방침을 고수했다"고 보도했다.
알리바바가 뉴욕으로 눈을 돌린 사실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알리바바의 기업가치가 얼마나 될지에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ㆍ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올해 IPO시장의 '대어'인 알리바바의 가치를 700억~1,200억달러로 잡고 있다. 지난 2012년 5월 페이스북의 상장 당시 가치는 1,040억달러였다. 알리바바가 페이스북을 넘어선다면 IT주로는 구글ㆍ아마존에 이어 시가총액 3위를 기록하게 된다.
알리바바그룹은 중국 내 온라인소매시장의 90%을 장악하고 있으며 일본 소프트뱅크가 지분의 37%, 야후가 24% 정도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