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우맨'들 뭘하나…향후 행보 관심

"나는 언제나 대우맨이다. 다시 한번 대우를 위해 열심히 일해 예전의 영광을 전세계에 과시하고 싶을 뿐이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귀국함에 따라 옛 대우그룹에 몸담았던 `대우맨'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옛 대우그룹 임.직원들은 모임을 결성, 김 전 회장과 대우그룹의 공(功)과 과(過)를 재조명하기 위한 활동을 벌여온 점 등을 감안하면 이들을 비롯한 대우맨들의 움직임이 김 전 회장의 사법처리 과정이나 향후 행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대우그룹 출신 현황 = 대우그룹이 해체된 99년 8월 당시 그룹의 가족은 34개계열사에 국내 15만명, 해외 10만명 등 약 25만명이다. 그러나 계열사 가운데 12개 주력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가고 나머지도 계열분리를통해 독자 법인이 됐거나 흡수 또는 합병되면서 지금은 옛 대우 계열사에 7만-9만명정도만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나머지 임.직원들은 다른 업종이나 회사로 자리를 옮기거나 야인으로 돌아간 상태다. 이 가운데 이동호 대우자판 사장과 이태용 대우인터내셔널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김충훈 대우일렉트로닉스 사장, 양재신 두산인프라코어 사장 등의 대우맨들이 옛 대우 계열사를 비롯한 재계 곳곳에 포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반면 대우그룹 당시 임원을 맡았던 14명은 그룹의 분식회계나 사기대출 등으로실형 또는 집행유예가 확정돼 야인 생활을 하고 있는 상태다. 옛 대우의 임.직원들은 그룹 해체 이후에도 끈끈한 결속력을 다져왔다. 전.현직 임원들은 기존의 우인회와 임원상조회 회원 등을 합쳐 2000년부터 `대우인회'를 결성, 회원간의 친목과 유대, 경조사 상조, 복리후생 등의 사업을 운영하면서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으며, 현재 회원은 1천여명에 달한다. 지난해 10월에는 이동호 사장과 김충훈 사장 등 옛 대우 20개 계열사 임원 20여명이 그룹시절 설립된 포천 아도니스 골프장에서 친선 골프대회를 갖기도 했다. 지난 95년을 전후해 대우그룹에 취직했던 386 운동권 출신 등 30여명도 최근 옛대우그룹과 김 전 회장 등의 업적과 과실을 조명하기 위한 `세계경영포럼'을 결성한바 있다. ◆옛 대우맨들의 향후 행보 전망 = 이번 김 회장의 귀국을 계기로 대우맨들이향후 어떤 행보를 이어갈 지 주목된다. 일단 옛 대우맨들은 김 전 회장의 구명을 위한 의견 표명이나 서명운동, 김 전회장과 대우그룹의 명예회복을 위한 활동 등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동안 옛 대우그룹 안팎에서는 대우그룹과 김 전 회장의 방만한 경영과 분식회계, 정경유착 등이 몰락의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데 대한 재조명과 명예회복의 필요성이 적지 않게 나왔었다. 지난 4월 옛 대우그룹 임원들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 확정 판결 당시 "다른 것은몰라도 국내 재산의 해외도피라는 불명예만큼은 벗을 것으로 기대했는 데 반영되지않았다"는 김 전 회장 측근의 발언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이미 대우인회는 "대우의 공과가 바르게 평가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줄 것"을 회원들에게 촉구하고 나섰으며, 세계경영포럼도 이를 위한 토론회 등의 활동을준비중인 상태다. 하지만 옛 대우맨들이 결집하더라도 규모나 활동의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우사태가 터진 지 6년 가량 지나면서 대우맨 상당수가 저마다의 정착과정을거친 상태인 데다 김 전 회장과 대우사태에 부정적인 여론이 여전히 만만치 않은 점,김 전 회장의 사업 재기 가능성이 크지 않은 점 등이 이같은 관측의 주요 근거다. 옛 대우그룹측의 한 관계자는 "옛 대우 계열사나 다른 회사의 현직에 있는 임직원들은 위치나 여건상 `정중동(靜中動)'의 자세를 취할 수 밖에 없다"며 "이에 따라김 전 회장의 구명 등을 위한 활동을 하더라도 퇴직 임원 등 일부가 중심이 되고 활동도 성명이나 서명운동 등에 국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김 전 회장뿐만 아니라 대우그룹 차원에서의 명예회복을 위한 분위기가 확산될 경우 김 전 회장의 사법처리 과정이나 향후 행보 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즉 성명 발표나 서명운동, 탄원서 제출 등의 활동을 넘어 사법처리 과정에서 반증을 위한 증인으로 나서거나 자료를 제출하는 등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이어질 수있다는 전망이다. 옛 대우그룹의 또 다른 관계자는 "단체 행동까지는 모르겠지만 김 전 회장과 대우그룹의 명예회복 차원에서 일부 대우맨들이 적극적인 활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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