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원·엔 환율 6년만의 최저… 위험 신호는 아닐까

원·엔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외환은행 고시에 따르면 22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956원으로 2008년 8월20일(954원95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엔 환율은 지난달 13일 마지노선으로 불렸던 100엔당 1,000원선이 붕괴된 뒤 40일 가까이 하락 기조가 이어졌다. 불과 한달여 만에 950원대까지 떨어졌으며 올해 가장 높았던 2월 초(1,073원81전)에 비하면 100원 이상 하락하는 등 원화강세가 지나치게 빠르다.

관련기사



원·엔 환율은 미국 달러화를 기준으로 한 재정환율이기 때문에 달러화강세(엔화약세)라는 글로벌 추세에다 다른 나라 통화에 비해 원화의 달러화에 대한 강세까지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엔화에 대한 강세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중장기적이고 구조적인 강세 기조에 들어선 미국 달러화와 경기부양을 위해 엔저 정책을 펼치는 아베 신조 일본 정부의 기조가 맞물리면서 원·엔 환율은 최대 100엔당 800원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다. 무엇보다 일본 제품과 경합을 벌이는 우리 제조업의 무역경쟁력 약화가 걱정된다. 최근 들어 한국 부품·소재산업의 대일(對日) 의존도가 1·4분기 중 역대 최저치(18.1%)로 떨어졌다지만 여전히 대일 무역수지 적자의 구조적 요인인 점을 감안해 이들 부문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중소기업은 환율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돼 있어 단가(單價) 인하 압박을 심하게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한다. 엔화약세에 따른 일본 관광객 감소도 불가피해진다. 환율 위험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길은 결국 내수확대다. 어느 때보다 내수성장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