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케미칼이 국가공단에서 발생한 악취와 매연이 주거지역으로 넘어가는 것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공원에 대규모 화학공장을 건립하고 나서 논란을 빚고 있다.
24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옛 고합에서 분리된 유화부문 법인인 ㈜KP케미칼은 울산시 남구 부곡동 산 119-1일대 상개근린공원 1만5,000여평에 석유화학 공장을 설립하겠다며 울산시에 국가산업단지 추가지정 신청서를 최근 제출했다.
KP케미칼은 건교부의 최종 승인을 받은 후 내년 중 착공에 들어가 석유화학기초 원료인 MX(혼합크실렌)와 벤젠, 톨루엔 등 1만톤급 화학물질 저장탱크 10여기와 물류시설 등을 완공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공장예정부지가 도시관리계획상 상개근린공원으로 지정돼 있지만 지난 97년 7월 도시기본계획을 하면서 공장용지로 지정한 데다 나머지 녹지공간으로도 완충녹지 역할이 충분하다며 긍정적인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상개공원은 20여개 석유화학 업체 공장이 밀집해 있는 울산석유화학단지와 주거지역인 남구 선암ㆍ야음동 지역을 가르는 경계 지역이어서 공원이 개발될 경우 20여개 석유화학 공장에서 뿜어 나오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 등 악취와 매연이 주거지로 마구 넘어가 잦은 민원이 예상된다.
특히 울산시가 지난 2월 울산ㆍ온산국가공단에서 발생하는 유해화학물질의 시가지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올해부터 국ㆍ시비 4,194억원을 들여 남구 덕하검문소~북구 연암동 11.8㎞에 걸쳐 완충녹지 50여만평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것과 대조적이어서 시 환경정책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때문에 지역 환경단체인 울산생명의 숲은 “석유화학단지와 시내 주거지간 이격거리가 너무 짧아 주민들이 악취와 매연으로 고통 받고 있는데 상개공원마저 훼손되면 환경피해가 극심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국가단지 추가지정에 반대하고 있다.
울산석유화학단지 인근 주민들도 “30여년이상 석유화학공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과 악취로 창문을 제대로 열어놓지 못하고 집값 하락 등 재산권 행사에도 제약을 받아왔는데 차단녹지를 또 훼손시키려 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울산=김광수기자 kskim@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