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순국용사 빛바랜 편지 공개

6·25참전 故김종석 하사 며느리라 보훈처에 맡겨

한국전쟁 당시 전사해 동작동 국립묘지에 안장돼 있는 한 병사의 가족에 대한 애틋한 심정이 담긴 빛 바랜 편지가 6일 공개됐다. 특히 이 편지에는 치열한 전쟁터에서 가족을 그리워하는 애국청년의 정한(情恨)이 그대로 녹아 있어 6월 보훈의 달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고 있다. 편지를 쓴 주인공은 1953년 4월12일 강원도 금화지구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알려진 고 김종석(사진) 하사. 김 하사가 홀어머니와 부인, 그리고 동생 등에게 각각 보낸 4통의 편지를 김 하사의 며느리인 박현자(51)씨가 최근 국가보훈처에 맡겨옴에 따라 세상에 공개됐다. 김 하사는 동생에게 보낸 편지에서 “중공 오랑캐를 무찔러 국경에 태극기를 꽂고… 소련 모스크바까지 들리도록 만세를 부르고 꽃잎처럼 떨어진 전우가 고이 잠든 뒤에 그리운 가족 품에 상봉하겠다”며 뜨거운 조국애를 표현했다. ‘어머님전 상서’ 제하의 편지에는 “조부님 모시고 철도 모르는 자식들 데리고 얼마나 고생하십니까…농사에 대해 일할 만한 사람이 없어 걱정입니다”라며 장남으로서 홀어머니를 두고 온 걱정이 배어 있었다. 국가보훈처는 편지 4통 중 3통의 수신 날짜가 8월19일이고 중공군과의 교전상황이 묘사된 점에 비춰 중공군과의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던 1951년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씨는 “시어머니께서 ‘잘 보관해 후세에 물려주라’는 유언과 함께 저한테 주셨는데 요즘 사람들이 과거를 너무 잊는 것 같아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하사는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 안장돼 있다. 이재철기자 hummi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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