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오세훈 현 시장으로 결정되면서 6ㆍ2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 선거가 한껏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아슬아슬한 접전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시장 선거 결과는 어느 광역단체장 선거보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짙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서울시장 선거에 역량을 쏟아붓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3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에서 국민참여선거인단의 현장투표와 일반 여론조사를 합산한 결과, 오 시장은 총 유효투표 4,702표(투표율 51.51%) 가운데 3,216표(68.39%)로 과반을 획득해 나경원(1,170표, 24.88%), 김충환(316표, 6.72%) 예비후보를 크게 앞질렀다.
◇한나라당은 ‘흥행 경선’, 민주당은 ‘시들 경선’
한나라당은 비록 ‘나경원 역전’이라는 이변은 없었지만 오세훈 시장에 맞서는 나경원ㆍ원희룡 예비후보의 단일화로 경선 분위기가 살아나면서 시선을 잡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이날 잠실체육관에서 치러진 경선에는 당 지도부와 선거인단 등 약 4,000명이 모여 분위기를 띄웠다.
반면 민주당은 상황이 다르다. 오는 4~5일 서울시민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한 뒤 6일 서울시장 후보를 발표하는 경선이 진행되지만 일찌감치 굳어진 ‘한명숙 대세론’으로 시민의 눈과 귀를 잡을 수 있는 흥행몰이에 실패,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이계안 예비후보가 이날 “죽음보다 더 싫은 ‘무늬만 경선’을 거부하고 싶지만 민주당과 민주개혁세력의 승리를 위해 독배를 든다”며 무소속으로 출마하지 않고 경선 참여를 선언한 게 유일한 위안거리다.
◇오세훈 Vs 한명숙, 노풍(盧風)ㆍMB정권 중간심판론 변수
오 시장과 한 전 총리가 맞붙을 경우 남녀 성(性)대결 이외에 현직 시장과 총리 출신, 보수와 진보 등 대결구도는 다양하다. 특히 야당의 정권 중간심판론에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5월23일)를 전후로 ‘노풍(盧風)’이 확산될 경우 현 정권과 전 정권의 정면대결 양상으로도 치달을 공산도 크다. 그만큼 변수가 많아 누가 승리할지 단언하기 힘들다.
지지율만 놓고 보면 오 시장은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점차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한 후보의 뇌물수수 의혹사건에 대한 법원의 무죄 판결 이후 한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다.
오 시장 측은 하지만 ‘오세훈 대세론’과 ‘본선 필승카드’를 앞세워 압승을 거두겠다는 각오다. 반면 한 후보 측은 이명박 정부 중간심판론에 ‘오세훈 시정 4년 평가론’이 더해지면서 더욱 선명한 대립각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