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은행(행장 김진만·金振晩)은 지난 상반기동안 5,58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99년 상반기 일반은행 손익 결과, 국내은행 가운데 최대규모다.한빛은 환란(換亂)과 뒤이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로 인한 국가위기 속에서 기업체의 연쇄부도로 지난해에는 3조원 이상 거액의 적자를 냈었다.
그러나 올들어 상반기 동안 국내은행 중 최대규모의 흑자를 올리는데 성공함으로써 명실공히 선도은행(리딩뱅크)의 위상에 걸맞는 괄목할만한 성적을 나타냈다.
한빛은행은 100년의 역사를 가진 상업은행과 66년의 전통의 한일은행이 지난 1월4일 합병하면서 자산규모와 자본금, 점포망 등에서 국내 최대은행으로 탄생한 국가 프로젝트 은행이다.
한미은행의 사령탑을 맡고 있던 김진만(金振晩)행장을 영입한 뒤 경영목표를 주주가치 극대화에 두고, 국내은행에서는 처음으로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를 구성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확보한 것이 정부 시책과 맞아떨어지면서 다른 은행에도 급속히 확산됐다.
과거의 기능별 조직을 고객중심의 사업부제 조직으로 전환, 「은행도 장사하는 곳」이란 개념을 확고하게 세웠다. 최근에는 미국 유수의 회계법인인 KPMG의 컨설팅을 받아 고객별 자동 신용평가 시스템(CSS·CREDIT SCORING SYSTEM)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고객별 대출한도가 미리 짜여진 프로그램에 따라 자동산출되므로 여신관행이 크게 개선된다.
상반기 실적의 부문별 수지상황을 보면, 순이자마진(NET INTEREST MARGIN)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90%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2.55%로 개선되는 등 은행의 핵심 영업부문(CORE BUSINESS)에서 짭잘한 이익을 냈다.
이같은 이익이 거저 얻어진 것은 아니다. 뼈를 깎는 자구노력에 힘입은 바가 크다. 『구조조정에 따른 인원과 점포감축에 힘입어 판매비 및 관리비 부담이 크게 줄어 구조조정효과와 합병 시너지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점이 이익발생 요인으로 상당부분 작용했다』것이 은행 관계자들의 설명.
또 자본시장 호조에 따라 유가증권 관련부문에서 예상외로 수익이 크게 늘었으며, 우리 경제의 급속한 회복과 철저한 신용리스크 관리에 힘입어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액이 감소한 점도 수지개선 요인이 됐다.
한빛은행은 특히 지난 8월 한국계 금융기관으로는 최대규모인 10억달러의 주식예탁증서(DR) 발행에 성공함으로써 약 1조2,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했다. 김진만 행장이 직접 뉴욕을 비롯한 총 10개국·24개 도시를 돌며 투자설명회를 열면서 300여 투자기관과 면담을 가진 결과, 이 기간중 대우사태라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발행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한빛은 올해를 「도약을 위한 기반구축의 해」로 삼아 수익성과 건전성, 고객 서비스 등에서 최고은행이 된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한 실행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상복기자SBHA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