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가 사장과 '1촌' 맺고 적극지원<br>사업 아이디어부터 마케팅까지 책임자 역할<br>공대 기술 데이터 베이스화해 기업들이 활용케<br>이업종 기술융합화 통해 새시장 개척 큰 도움도
| ㈜일광 직원들이 산학 협력사업의 기술융합화 과정을 통해 개발된 외부전극형광램프 양산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 램프는 일반 형광등에비해 수명이 10배 길지만 전력소비는 오히려 적어 각종 실내광고판 형광등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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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ㆍ학ㆍ연 협력'이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사장될 뻔한 대학과 연구기관의 기술을 기업에 이전해 꽃을 피우고, 대학의 우수한 커리큘럼은 기업 임직원들의 역량을 높이는 등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지역 산ㆍ학ㆍ연 협력의 노하우를 현장에서 소개한다.
대구 성서공단 내 백열전구 전문 생산기업인 ㈜일광. 이곳에는 현재 외부전극형광 램프(EEFL) 양산 준비가 한창이다.
EEFL은 일반 형광등에 비해 수명이 8~10배 길고, 전력 소비는 적어 앞으로 각종 실내광고판에 설치된 형광등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광은 국내 백열전구 시장이 중국산 저가 전구 수입과 다국적 기업의 국내시장 잠식 등으로 사양화하자 IT기술(전원공급장치)을 접목, EEFL을 개발해 새로운 활로를 찾았다.
이 과정에서 ‘이업종 기술융합화사업’을 추진중인 경북대 산학협력중심대학사업단(단장 이상룡)의 도움이 컸다.
일광은 사업단의 사업비 지원 등으로 자사가 보유한 백열전구 제작 노하우와 ㈜파워벡의 전원공급장치 기술을 융합해 지난해 연말 EEFL 시제품을 내놓았다.
최종석 일광 상무는 “사업단의 도움으로 기술융합화를 통해 신규 시장을 개척했다”며 “이미 상당수 지하철역의 광고판은 EEFL로 교체됐고, 은행ㆍ편의점ㆍ할인매장 등에도 EEFL 광고판이 설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대 산학협력사업단이 산학협력을 통한 지역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이업종교류연합회와 함께 추진한 기술융합화사업을 비롯해 기업위성연구소, 산학협력 전담교수제 등이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고 있는 것.
사업단은 공대 교수 200여명의 기술력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한편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해 웹상에 올려놓고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학이 갖고 있는 기술력ㆍ인력, 커리큘럼 등을 상품화해 기업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사업단으로부터 산학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을 ‘가족회사’라고 부르는데 현재 300여개사가 소속돼 있다.
기업위성연구실 구축사업은 사업단의 대표적인 성과물. 대학연구실을 기업연구실로 전환하고 교수와 사장이 ‘1촌’을 맺는다는 것이 기본골격.
해당 교수는 협약을 체결한 가족회사에 대해 사업 아이디어부터 마케팅까지 CTO(최고기술책임자) 역할을 담당한다.
기업위성연구실을 통해 지난해 애로기술 및 경영자문 377회, 연구실 보유기술 및 노하우 이전 79회, 기업과 연구실 연구원 상호교류 88명 등의 성과를 냈다.
국내 대학 중 첫 도입한 ‘산학협력 전담교수제’도 산학협력 확산에 한 몫하고 있다. ‘기업중매쟁이’로 불리는 산학협력 전담교수들(7명)은 각자 전문분야를 갖고, 기업을 직접 지원하거나 문제해결이 가능하도록 전문가(교수)를 연결시켜 준다.
즉 기업이 찾아오기 전에 먼저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
최근에는 지역 우수학생에게 지역기업에 대한 인지도를 높여주기 위해 학생을 가족회사의 해외법인에 현장실습을 보내는 ‘인턴십 프로그램’도 운영, 호응을 얻고 있다.
이상용 단장은 “지난 2004년 산학협력 중심대학으로 선정된 후 산학연관이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순환형 신산학혁신체계 구축’을 추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