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2월4일] 롤스로이스 파산

1971년 2월4일 영국 롤스로이스가 파산했다. 원인은 과도한 개발비. 여객기용 신형 엔진(RB-211) 개발비용이 회사를 말아먹었다. 파산 당시 적자 규모는 1억7,000만 파운드. 회사의 상장주가 총액을 웃돌았다. 엔진 개발 포기를 검토했지만 발주사인 미국 록히드사에 3억 파운드의 위약금을 물어야 했다. 진퇴양난의 처지는 롤스로이스와 록히드가 마찬가지였다. 엔진이 1973년 완성됐지만 결함투성이였던 탓이다. 야심작으로 내놓은 중장거리용 트라이스타기 생산 프로젝트는 1982년 생산 중단시까지 25억달러의 손해를 입혔다. 록히드는 여객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완전히 잃었다. 파산 롤스로이스를 기다린 것은 국유화와 기업분할. 자동차 부문은 비커스사를 거쳐 1998년 독일 폴크스바겐사로 넘어갔다. 롤스롤이스 상표는 독일 BMW사가 차지했다. 영국 롤스로이스는 1987년 다시 민영화한 엔진과 방산 분야뿐이다. 2차대전의 패전국인 독일 회사들이 승전국의 간판 메이커를 흡수한 아이러니에 영국인들은 경악했지만 시작에 불과했다. 경제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까지 받았다. 재규어와 MG로버, 스포츠카 맥라렌, 랜드로버 등 쟁쟁한 자동차회사가 모두 외국인에게 팔렸다. 엘비스 프레슬리와 4성 장군 시절의 아이젠하워에게 ‘고객 명단에 없다’며 판매를 거부했을 정도로 도도한 롤스로이스의 파산 배경에는 경직된 경영과 노사분규가 깔려 있다. 영국의 상징이 영국병의 상징이었던 셈이다. 롤스로이스로 대변되는 영국 자동차산업의 몰락은 남의 일이 아니다. MG로버사를 사들인 중국 상하이기차는 쌍용차의 인수자다. 국내 5개 완성차 메이커 중 4곳의 주인이 외국인이다. 토종은 현대ㆍ기아자동차만 남았다. /권홍우ㆍ경제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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