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집중력과 승부 근성’. 투어 2년차 유소연(19ㆍ하이마트) 골프의 특징이다.
유소연이 우승상금 2억원이 걸린 특급대회에서 ‘잭팟’을 터뜨리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1인자 등극의 든든한 발판을 만들었다.
16일 강원 정선의 하이원CC(파72ㆍ6,496야드)에서 열린 KLPGA 2009하이원리조트컵 SBS채리티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 3라운드.
2타 차 공동 6위로 출발한 유소연은 5언더파 67타를 뿜어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한국군단 맏언니 정일미(37)를 1타 차로 제치고 역전승을 거뒀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한 유소연은 시즌 네번째 우승컵을 수집했다. 5월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올해 첫 승을 거뒀던 그는 우리투자증권클래식과 에쓰오일챔피언스인비테이셔널에 이어 3개 대회 연속 우승이자 최근 5개 대회에서 4승을 쓸어 담는 무서운 기세를 떨쳤다.
시즌 상금 4억6,715만원을 모은 유소연은 이번 대회에서 공동 6위(합계 6언더파)에 그친 서희경(23ㆍ하이트)과의 격차를 1억8,000여만원으로 벌리며 상금왕 경쟁에서 한껏 여유를 가지게 됐다.
우승 길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특히 베테랑 정일미의 투혼에 마지막까지 각축이 벌어졌다.
1, 2번홀 버디로 산뜻하게 출발한 유소연은 5번홀(파3) 보기로 주춤했으나 6번부터 9번홀까지 4연속 버디를 엮어내 단독 선두로 치고 나왔다. 2라운드에서 공동 선두에 나섰던 정일미의 뚝심도 만만치 않았다. 후반 들어 파 행진을 계속하던 유소연은 16번홀(파4)에서 티샷을 페어웨이 벙커에 빠뜨린 탓에 1타를 잃어 이 홀까지 3타를 줄인 마지막 조 정일미에 1타 차 2위로 밀리기도 했다.
유소연의 집중력은 막판에 빛을 발했다. 17번홀(파3)에서 2m 버디 퍼트를 놓쳤지만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을 홀 2.5m에 붙여 버디로 먼저 마무리했다. 17번홀에서 뼈아픈 보기를 범해 연장 승부를 위해 마지막 홀 버디가 절실했던 정일미는 두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가 파에 그치면서 우승컵을 유소연에게 넘겨줬다.
지난 2003년 김영주골프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늦은 나이에 미국무대 도전에 나섰던 정일미는 비록 6년 만의 정상 탈환은 좌절됐지만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과 투지로 갤러리의 열띤 응원을 받았다.
유소연은 “여름 휴식기 동안 50야드 안팎의 어프로치 샷을 집중적으로 연습했고 하반기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체력을 다진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