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조흥은행 영업망 `마비상태` 위기

조흥은행 노조파업이 사흘째로 접어들면서 전체 점포의 절반이상이 완전히 문을 닫고 전산망의 과부하로 한때 전산가동 중단까지 검토하는 등 영업망이 완전 마비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고객들의 대규모 예금인출로 유동성 위기마저 겪고 있는 조흥은행이 이처럼 영업기능을 상실해 감에 따라 급여지급 등 금융거래가 집중되는 다음주초 까지 파업이 이어지면 `금융대란`의 현실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조흥은행 문제가 `금융시스템 위기`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가 노사 대타협이든 공권력 투입이든 하루빨리 사태해결의 방법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여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노ㆍ사ㆍ정 대표들은 이 같은 파국을 피하기 위해 지난 19일에 이어 20일에도 ▲고용 및 복지후생 ▲통합방식 및 경영진 선임 등 주요 쟁점을 놓고 물밑접촉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양측은 매각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즉시 대등합병`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에서는 차츰 이견을 좁혀가고 있어 막판 협상을 통해 대타협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도 21일 고건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조흥은행 파업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어서 조흥은행 파업사태는 휴일을 전후해 중대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흥은행은 이날 현재 전체 점포(476개)의 50%가 넘는 249개가 문을 닫고 나머지 점포들도 제기능을 못하는 등 영업이 사실상 전면 마비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대출ㆍ무역금융 등의 업무가 거의 중단된 것은 물론이고 단순 입ㆍ출금업무마저 지연되는 사례가 잇따라 고객들의 불만과 불편도 증폭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점포 가동률이 25% 이하로 떨어질 경우 다른 은행에서 돈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전산시스템 정상가동을 위해 파견인력을 늘리는 등의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조흥은행의 예금인출사태는 다소 진정되고 있다. 전날까지 5조736억원이 빠져 하루 평균 1조3,000억원 안팎이 줄었으나 이날에는 1조원 정도로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조흥은행에 전날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지원한 2조원 의 만기를 연장한 데 이어 파업이 다음주로 이어질 경우 유동성 조절용 대출을 통해 자금부족분을 메우는 등 유동성위기에 휘말리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진우기자 >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