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 당시 원천징수됐던 양도소득세 1,190억원을 돌려달라며 과세당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겼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김병수 부장판사)는 13일 론스타의 자회사인 LSF-KEB홀딩스가 남대문세무서를 상대로 낸 경정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벨기에에 설립된 LSF-KEB홀딩스는 2007년 6월 보유하고 있던 외환은행 주식 8,700만여주를 1조1,900억원에 매각했고 남대문세무서는 이 주식양도소득의 10%인 1,190억여원을 원천징수했다. 하지만 론스타 측은 한·벨 조세조약을 근거로 한국 정부가 주식양도소득에 과세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과세당국은 벨기에 법인 LSF-KEB홀딩스가 론스타가 조세 회피를 목적으로 만든 페이퍼컴퍼니에 불과하며 실질 소득자는 미국 법인인 론스타이므로 한·벨 조세조약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 모회사(실질 귀속자)인 론스타가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가지고 있으므로 법인세를 내야 하며 원천징수액도 미납한 법인세를 충당하는 데 사용된 만큼 세금을 반환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사건에 한·벨 조세조약은 적용되지 않는 것은 인정했지만 원천징수한 세금은 돌려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소득·재산의 실질 귀속자에게 세금을 걷겠다는 실질과세원칙에 따라 볼 때 이 사건 실질 귀속자는 미국 거주자인 론스타이며 따라서 이 사건에는 한미 조세조약이 적용된다"며 "한미 조세조약은 주식 등 재산의 양도에 대해서는 타방체약국에 의한 과세로부터 면제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천지국인 대한민국에는 과세권이 없다"고 판시했다. 론스타의 고정사업장이 국내에 있기 때문에 당연히 현지에서 법인세를 내야 한다는 과세당국의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수익창출 과정 중 투자와 자산 매각 등의 주요 결정은 모두 미국 본사에서 이뤄졌기에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두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