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라스베이거스 호텔도 '불황 파고'

초대형 공사 중단·차압 위기 투숙률·도박 매출 줄어들어

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거스 호텔들이 불황으로 비틀거리고 있다. 자금 부족으로 초대형 호텔공사가 차압 위기에 몰리거나 공사가 중단되고 있다. 부동산 가격 하락과 고용 감소로 미국인의 씀씀이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7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7억6,000만 달러 규모의 코스모폴리탄 호텔리조트에 대한 융자에 대해 최근 차압에 들어갔다. 총알 모양으로 설계된 크라운 라스베가스호텔은 재정부족으로 수주전부터 공사가 중단돼 고철이 나뒹굴고 있다. 미국 금융기관들이 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바람에 수십억달러 짜리 호텔리조트 프로젝트들도 신용을 창출하지 못해 공사가 지연되거나 매물고 나오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의 호텔 객실수는 이미 13만개에 달한다. 월가에서는 공사 중이거나 계획 중인 4만개를 채우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호텔들은 지난 1~2월에 숙박료를 1년 전보다 3.8% 낮췄지만 투숙률은 오히려 1.5% 감소했다. 라스베이거스 메트로폴리탄 구역의 도박 매출도 같은 기간 4%가 감소했다. 라스베이거스 방문객들은 과거에 비해 씀씀이를 줄이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 내 다른 곳에서도 도박이 합법화하면서 매출에서 도박이 차지하는 비중도 줄었다. 도박 비중은 지난 1990년에 전체 매출의 59%에 이르렀지만 2007년에는 42%까지 떨어졌다. 라스베이거스는 전통적으로 경기 침체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침체 국면에 늦게 빠지는 반면 탈출은 빨리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엔 과거 경기체기인 1990년이나 2001년과는 사정이 다르다. 신용을 내기가 어렵고 고유가와 곡물가 상승으로 집값이 하락하고 고용사정이 악화되면서 미국인들을 집에서 떠나기 어렵게 하고 있다. MGM 미라지의 이사회의장인 테렌스 라니는 “라스베이거스는 이제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경기에 취약해졌다”고 밝혔다. 도이체방크의 도박 담당 선임연구원인 빌 러너는 “침체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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