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해운 등의 업황이 갈수록 나빠져 올해 대기업 구조조정 규모도 지난해와 같은 30여개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권에서 빌린 돈이 500억원을 넘는 대기업에 대해 최근 신용 위험 평가에 나섰다.
조선과 해운, 건설 등 대기업 부실 계열사를 포함해 1,000여곳이 넘으며 내달 중에 세부 평가 대상 기업을 선정해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 작업) 또는 퇴출 여부를 가릴 방침이다. 금융 감독 당국 관계자는 "조선, 해운 등 대기업에 대해 4월부터 신용 위험 평가 검사에 나섰으며 6월 말까지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면서 "지난해보다 대기업의 수익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어서 버틸 여력이 있는지 보고 평가 등급에 따라 워크아웃 등을 권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은 작년에 1,806개 대기업 중 549개사를 세부 평가 대상으로 선정한 뒤 건설사, 조선사, 반도체업체, 디스플레이업체 등 36개사를 C등급과 D등급으로 분류했다.
C등급에 해당하는 대기업은 채권단과 워크아웃 약정을 맺고 경영 정상화를 추진한다. D등급은 채권단 지원을 받지 못해 자율적으로 정상화 추진이 가능하지만 대부분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게 된다.
올해 들어 STX조선 등 STX그룹 계열사를 포함해 일부 조선, 해운, 건설사들이 자금 경색으로 고통받고 있어 올해 C~D 등급을 받아 구조 조정에 오를 대기업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 감독 당국 관계자는 "올해도 경기 상황이 좋지 않지만 대기업 구조조정을 몇 년째 지속해왔기에 작년보다 더 늘어난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STX는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한 상황이라 지난해 신용 평가 작업을 별도로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개별 대기업과 별도로 STX 등 대기업 그룹에 대한 재무구조 평가 작업도 지난 4월부터 실시 중이다.
이 결과를 토대로 재무구조가 취약한 그룹에 대해선 올 하반기부터 재무구조 개선과 강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 그룹은 2010년 8개, 2011년과 지난해는 각각 6개씩이다.
금융권 신용을 50억원 이상 끌어다 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신용 위험 평가는 오는 7월부터 10월까지 실시하며 이르면 11월에 구조 조정 대상이 나올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97개 중소기업이 구조 조정을 당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