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제주관광객 유치 시급하다

세계화ㆍ개방화 추세에 따라 관광산업은 21세기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전세계에서 급격히 성장하고 있으며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우리 관광산업은 높은 물가와 원화 강세로 인한 가격경쟁력이 크게 약화되고 부족한 시설 인프라로 외국 관광객 유치가 부진하며 거기에다 주변 국가들의 관광객 유치경쟁이 격화되면서 관광수지 적자는 날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올 세계경제포럼(WEF)이 세계 124개국을 대상으로 관광경쟁력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가장 낮은 42위에 그쳤다. 이는 관광산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뿐만 아니라 가격경쟁력과 관광 인프라 구축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국내 관광을 대표하는 제주특별자치도의 관광 발전을 위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제주 관광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격경쟁력 회복이 시급하다. 이웃의 중국이나 태국 등 동남아 대부분의 국가들은 비교적 저렴한 호텔과 관광 인프라 구축으로 가격경쟁력을 높여 세계 각국의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의하면 현재 한국 관광물가는 경쟁국인 중국에 비해 3~9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한국을 찾아온 관광객이 다시 방문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제주 전지역을 ‘면세지역’으로 특화시키는 것만이 제주관광산업의 발전을 이끌어줄 키(key)다. 호텔ㆍ골프장ㆍ쇼핑센터ㆍ위락시설ㆍ식당 등 전분야에 걸친 면세화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갖출 때 제주는 천혜의 자원과 함께 세계인의 관광지로 부상할 것이다. 제주의 힘만으로 비싼 제주를 벗어나는 것은 힘들겠지만 전지역 면세 같은 관광 유통구조의 개혁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둘째, 서비스 혁신 노력과 선진화가 필수적이다. 저가상품의 범람으로 인해 실추된 관광 한국과 제주의 이미지 회복을 위해서는 업계가 덤핑상품이 아니라 고품격상품을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여행요금을 정상적으로 주고받음으로써 관광상품의 인지도를 높여야 하겠다. 가령 제주도에 아직도 남아 있는 강제 쇼핑이나 옵션 투어 일정으로 외국 관광객들이나 내국인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관행은 근절돼야 한다. 이와 함께 유럽이나 미주에서처럼 호텔과 여행사 간 판매수수료 지급제도를 공식화하는 방안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제주도 외래관광객 여론조사를 보면 바가지요금과 같은 불합리한 요금 체계에 대한 불만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개선책도 이와 연관해볼 수 있겠다. 이는 비단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이나 동남아 관광객들은 한국이 일본보다 비싸다는 인식 때문에 한국보다 일본을 관광지로 선택하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다. 셋째, 접근성과 관광객의 적정 수용력이다. 제주 관광 개발에 대한 많은 연구와 계획이 있어왔지만 이러한 점을 간과한 점이 많다. 현재 주말에 제주로 이어지는 국내 항공 노선을 통해 제주를 방문하는 이용객 수가 3만5,000여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향후 적정 수용력의 구체적인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제주 지역 관광업계에서는 적어도 5만명 이상이 제주를 방문해야 제주 경제에 보다 많은 보탬이 된다는 지적이다. 제주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외국 항공사의 취항 증대 등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항공 노선 확대와 해상을 통한 편의시설 확충 등 접근성 확대를 위한 방안이 필수적이라 하겠다. 즉 새로운 공항 개발과 크루즈가 정박할 수 있는 선착장 등 항공과 항만을 과감히 개방해 동북아의 교통 메카로 개발해야 한다. 또한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인 ‘노 비자(No Visa)’ 지역을 확대하고 외국인 관광객의 출입국 절차를 간소화 하는 등 외국 관광객이 제주도를 언제든지 자유로이 방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한국 관광을 대표하는 제주의 적정 수용력 제고를 위한 관광 숙박시설의 확충과 관광 안내서비스 체계의 개선 등이 필요하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관광산업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에도 관광산업에 대한 정부 정책 결여, 재정 지원 미흡, 현실적 법 체계 미비, 외국인에 대한 시민의식 부족, 관광객 수용 인프라 부족 등 현실적으로 관광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점이 많다. 결국 우리는 21세기 미래가 관광산업에 달려 있음을 인식, 제주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의 관광산업에 대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정부ㆍ민간 모두가 협력해 향후 우리나라의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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