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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 동구 송현동에 위치한 동국제강 인천 제강소에 가면 시끄러운 소음이 방문객의 혼을 빼놓는다. 새 압연 공장 건설 공사 때문이다. 특히 겉으로 볼 때 다른 공사와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 공사임에도 여기에 임하는 회사 측 관계자들의 눈빛에는 사뭇 긴장감이 서려 있다. 이번 공장이 완공되면 에너지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최첨단 전기로를 본격 가동하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이 친환경 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가 이번 공사로 결정되기 때문에 긴장이 더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표적인 굴뚝 기업인 동국제강이 친환경 녹색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김영철(사진) 동국제강 대표는 올 초 신년사에서 "인천 제강소의 120만톤 철근 압연 공장이 국내 최초로 '에코아크' 전기로를 도입해 올 여름 친환경 제품 중심의 녹색성장을 시작한다"며 "앞으로 최첨단 에너지 저감형 제품을 대폭 늘려 시장을 선진화하고 지속 가능 경영을 실천해가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동국제강은 압연 생산성을 크게 높이기 위해 1,900억원을 투자해 새로운 압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바로 이번에 새로 도입하는 '에코아크' 전기로다. 에코아크 전기로는 원료인 고철(철스크랩)을 연속적으로 공급해 기존 공법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30%가량 줄일 수 있다. 동국제강이 친환경 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근간을 제공해주는 핵심 시설인 셈이다.
또 새 공장은 조업 상황에 따라 가열로 방식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도 있어 온실가스 배출 축소에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국내 사업이 공장 설비개선을 통한 생산성 극대화에 중점을 뒀다면 동국제강의 해외 사업은 브라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해 12월12일 동국제강은 산업은행과 포괄적 금융서비스 협약을 체결하고 브라질 고로 제철소의 건설 자금과 준공 이후 성공적 정착을 위한 금융서비스 등을 받기로 했다. 앞서 브라질 고로 제철소에 7억3,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한 동국제강으로서는 제철소 건설에 날개를 달게 됐다.
동국제강은 브라질 대형 광산 업체 '발레'사, 포스코와 함께 브라질 고로 제철소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철강 기업 최초로 해외 고로 사업에 진출하는 것으로 올 상반기 착공해 오는 2015년 쇳물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브라질 고로 제철소는 우선 연간 300만톤급 시설로 만들어지지만 추가로 300만톤급 고로를 더해 모두 600만톤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김 사장은 "브라질 고로 제철소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국내외 생산기지를 통해 앞으로 글로벌 1,00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국내외의 활발한 생산 시설 확장ㆍ개선과 더불어 상품군 다양화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해양 구조물과 고강도 교량, 용접구조용 등에 사용할 수 있는 후판 26종을 개발했으며 올해에는 조선과 고강도 라인파이프, 중고온용 압력용기에 들어가는 후판 13종을 더 개발할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철강 시황 악화로 부진한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 4만7,000원대에 육박했던 주가는 이달 15일 2만1,550원으로 반 토막이 난 상태다.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중 조선 업체 등 후판 수요처의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고 경기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동국제강의 주가 역시 점차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엄진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 1ㆍ4분기 말부터 조선사 재고 조정이 일단락되면서 후판 마진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재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4배 미만에 형성돼 최근 부진이 모두 반영된 만큼 이익 개선에 따라 주가가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