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이슈 분석] 온기 도는 분양시장 활기 찾을까

매매심리 개선 뚜렷… 투자수요 견인 여부에 성패 달려<br>하반기 관심 끌 물량공급 많아 실수요자·투자자 몰릴 가능성<br>집값 상승 호재에 영남권 강세… 포항 등 중소도시로 이어질 것

전세 대란 속에 나온 8·28전월세대책으로 실수요자들의 주택구매 심리가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올 가을 관심 지역에서 신규 분양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 강남권의 한 분양단지 모델하우스에 몰려든 관람객들이 단지 모형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물산


정부의 8ㆍ28대책 이후 이제껏 꽁꽁 얼어 있던 주택구매 심리가 해빙 무드로 접어들었다. 대책 발표 이후 처음으로 분양에 나섰던 단지들도 양호한 청약 성적표를 얻었다. 특히 '미분양의 무덤' 용인에서 분양에 나선 '래미안 수지 이스트파크'는 전용 98㎡ C타입을 제외한 13개 타입이 모두 1순위에서 마감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치솟는 전셋값과 뒤따르는 물건 품귀현상, 여기에 매매심리를 자극하는 정부 정책이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분양시장에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분양시장의 최근 온기가 전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주택시장 전반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분양시장 전반의 분위기가 이전보다 개선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과거와 같은 흥행 열풍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돼 투자심리보다는 수급에 맞춰 청약 성적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려는 교체수요가 풍부하고 지역과 단지별 입지조건이 좋은 단지 위주로 열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실수요 회복세, 투자수요 견인 여부 관건=길고 긴 경기침체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수도권의 상반기 분양시장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국지적 호황세'다.

낮은 분양가와 상품성으로 실수요자의 매수세를 유인하면서 양호한 입지로 투자 수요까지 끌어들인 단지는 중소형은 물론 대형까지 기대 이상의 청약 기록을 올렸다.

결국 치솟는 전셋값 부담과 8ㆍ28대책 영향으로 매매수요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상황에서 올 가을 분양시장의 성패는 각각의 단지가 실수요 외에 투자수요를 얼마나 끌어들이느냐에 달린 셈이다.

올해 분양시장 최고의 '블루칩'으로 꼽히며 투자자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위례신도시가 좋은 예다. 위례신도시에선 5월 민간 첫 분양물량이었던 '엠코타운 플로리체'가 순위 내 마감한 데 이어 7월에는 '래미안 위례'와 '위례 힐스테이트'가 각각 1순위에서 청약접수를 마감하며 흥행돌풍을 일으켰다.


주목할 만한 점은 실수요자 위주인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전 가구가 85㎡ 초과 대형으로 이뤄진 단지가 분양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엠코타운 플로리체는 95~101㎡ 951가구로 이뤄졌고 위례 힐스테이트도 99~100㎡ 580가구로 구성됐다. 99~134㎡ 368가구로 이뤄진 래미안 위례는 일부 대형면적의 경우 2가구 모집에 207가구가 몰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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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에는 판교 알파돔시티의 주상복합아파트 '판교 알파리움'이 평균 26대1, 최고 399대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주택경기 침체로 구매심리가 얼어붙어 있던 수도권 분양시장이기는 하지만 '알짜 단지'를 중심으로 여전히 투자수요가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여기에 8ㆍ28대책 이후 첫 분양에 나섰던 삼성물산 '래미안 수지 이스트파크'와 '래미안 부천 중동'이 각각 3.72대1, 1.34대1의 경쟁률을 기록, 분양에 성공하면서 실수요자의 구매심리도 살아남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재만 래미안 수지 이스트파크 분양소장은 "민간택지 분양임에도 청약자가 몰린 점을 감안하면 정부 대책으로 수요자들의 구매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수도권에서는 투자자와 실수요자 모두의 관심을 끌 만한 공공분양 물량과 강남권 재건축 물량이 공급을 앞두고 있어 주택시장이 반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올 상반기 수도권 분양물량은 마곡 등의 공공분양 물량과 강남권 재건축 물량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과거에 비해 괜찮은 밥상이라고 할 수 있다"며 "8ㆍ28대책이 모든 분양단지에 솔루션을 제공해 줄 수 없지만 입지나 상품성 등이 좋아 투자자와 전세수요를 매매수요로 끌어낼 수 있는 단지들은 청약 성적이 좋게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형도 살아 있네… 영남권 분양시장 강세=한편 올해 분양시장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현상은 영남권의 강세. 특히 지난해 부산에서 시작된 분양시장 열기가 올 초 울산과 대구뿐만 아니라 포항ㆍ구미ㆍ창원 등 중소도시까지 확산되는 추세라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8월까지 전국에서 분양된 227개 아파트 단지 중 순위 내에서 청약을 마감한 단지는 모두 77곳인데, 이중 영남권에 42.8%(33곳)가 몰려 있다. 1순위 청약 마감을 기록한 27곳 중에서도 세곡ㆍ내곡 등 서울 강남 보금자리 공공분양단지 9곳을 제외하면 55.5%(10곳)가 부산ㆍ울산ㆍ대구ㆍ포항ㆍ창원ㆍ구미 등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5월 롯데건설이 대구 수성구에서 분양한 '롯데캐슬 더퍼스트'는 중소형은 물론 99ㆍ109㎡ 전용면적도 높은 경쟁률로 청약 마감하며 '대형 필패'라는 최근 분양시장 법칙까지 깼다. 영남권 분양시장 돌풍의 요인은 바로 집값이 오르고 있다는 점. 따라서 실수요자와 함께 투자자들까지 청약대열에 뛰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대구를 중심으로 한 영남권 분양 시장은 집값 상승이라는 확실한 호재가 있기 때문에 올 가을 분양시장에서도 좋은 성적표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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