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글로벌 중핵기업 육성해야

우리나라의 부품ㆍ소재산업은 기술 혁신을 통해 최근 수 년간 지속적인 흑자를 유지해오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347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해 우리 경제의 수출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그 내용 면에서 보면 높은 부가가치와 산업적 파급 효과가 큰 핵심 부품 및 소재 분야는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으로부터 핵심 부품과 소재 수입이 매년 크게 증가해 대일 무역적자는 지난해에 254억달러에 이르렀고 이 가운데 부품ㆍ소재 적자는 156억달러에 달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중추산업인 반도체ㆍ디스플레이 등 산업뿐만 아니라 차세대 성장산업이 될 태양열ㆍ발광다이오드(LED)ㆍ로봇 산업에서도 성장이 본격화할 경우 비슷한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는 그동안 따라잡기식 기술 개발과 단기적인 양적 증대에 치중한 나머지 미래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핵심적이고 전략적인 기술 개발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산업의 경우 세트 업체의 글로벌 경쟁 격화에 따라 패널 업체 및 관련 국내 부품 업체는 낮은 이익률, 또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나 핵심소재를 생산하는 일본의 쿠라레이ㆍ니치아, 미국의 3M은 장기간 전략적인 핵심 및 원천기술을 개발해 시장 선점과 독과점적인 경쟁환경을 갖추고 있어 여전히 높은 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 정부와 민간 모두에서 전략적인 핵심기술 개발에 대한 노력이 가시화하고 있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적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할 주체인 기업의 토대가 여전히 취약한 점은 큰 문제다. 일본의 니치아화학이나 미국의 다우코닝, 독일의 보쉬처럼 중장기적으로 원천기술, 또는 전략적 핵심기술 개발 역량을 확보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세계시장을 선점하는 글로벌 중핵기업이 우리나라에도 많이 나와야 한다. 외형 기준으로 중소 벤처기업의 한계점이라 인식되는 매출 5,000억원을 넘어서는 규모와 내수보다는 다양한 해외고객 확보를 통해 수출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글로벌 중핵기업이 많을수록 성장에 의한 관련 산업의 동반 성장 및 고용 창출 등 산업적 파급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이러한 글로벌 중핵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중장기적으로 자체 기술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경쟁을 실행할 수 있는 규모 있는 기업이 많이 탄생해야 한다. 인수합병(M&A), 제휴 협력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법령ㆍ세금제도와 금융지원제도를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단기간의 사업화 과제보다는 중장기적인 미래 원천기술 개발을 진행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지원제도에 선택과 집중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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