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동 성균관대 교수가 '미네르바' 박대성(31)씨 사건의 담당 판사가 편파적으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3일 '미네르바 재판'에 증인으로 나선 김 교수는 26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 게시판 아고라에 글을 올려 담당 판사인 유모 판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말만 하는 것보다 의견서가 훨씬 더 효과가 있을 거라는 박찬종 변호사의 조언에 따라 23쪽짜리 의견서 2부를 준비해 갔는데, 유 판사가 이를 받지도 않은 것은 물론 증언할 때도 되도록 읽지 못하게 해 '휴지 조각'이 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그는 "('미네르바'의 변호인인) 박 변호사와 박재승 변호사(전 대한 변호사협회 회장)가 유 판사처럼 편파적으로 재판을 진행하는 사람은 요즘 거의 보지 못했고, 유신 때에도 드물었다고 말했다"면서 "최근 인사이동으로 '미네르바' 담당 판사가 바뀌었는데, 유 판사는 전임판사와 비교할 때 더 편파적인 것 같다는 변호인 측의 판단은 사건 배당 흑막을 더 궁금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유 판사가 수없이 발언을 제지하는 바람에 큰 모욕감을 느꼈다면서 "나를 개·돼지 취급, 또는 '포로로 잡힌 적의 졸개' 취급하면서 한 시간여 동안 재판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 판사에게 "형사소송법 어디에 증인이 사전에 준비한 자료를 읽지도 말고 보는 것도 삼가라는 규정이 있는지, 짧게 유죄인지 무죄인지 결론만 증인에게서 들을 거면 뭐하러 증인을 부르는지, 변호인측 증인은 개·돼지 한 마리이고, 검찰 측 증인은 고명하신 세 분이나 모셨는데, 왜 검찰 측 증인이 더 필요한지 묻고 싶다"면서 격앙된 심경을 밝혔다.
김 교수는 또 "무슨 이유로 재판을 그렇게 서둘렀는지 궁금하다"며 "박 변호사는 (오후) 8시까지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왜 5시 40분에 끝나야 했고, 이 불초 증인을 쫓아내려고 했는지 궁금하다"고 따져물었다.
김 교수는 네티즌들에게 "판사가 얼마나 공정한 재판을 하는지 주권자들이 감시해야 한다"며 "우리 스스로 주인 노릇해야 한다"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이날 재판에는 검찰측 증인으로는 이은모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기획조사실장(전 외환시장팀장), 손병두 기획재정부 외화자금과장, A언론사 이모 기자 등 3명이, 미네르바 측 증인으로는 김 교수가 각각 출석했다. 2차 공판은 다음달 6일 오후 2시 같은 곳에서 열린다.
한편 이날 박씨를 처음 만난 김 교수는 "솔직히 그가 진짜 미네르바인지 100% 확신은 못한다"며 "그의 옥중보고서가 실제로 그가 쓴 것이라면, 진짜일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본다. 그 글은 아주 훌륭한 글이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