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액정표시장치(LCD) 등 국내 주력 제품의 수출이 크게 늘면서 국내 항공사의 화물 수송량이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항공사들이 임시화물기를 증편하고 있지만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수출업체 사이에서 화물기 확보전이 벌어지고 있다. 4일 인천국제공항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국제선 항공화물 수송량은 22만7,587톤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3% 증가했다. 특히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 동기 대비 22.8% 증가한 11만7,720만톤의 화물을 수송하며 10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대한항공의 화물 수송은 지난해 6월 이후 올해 8월까지 14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다 9월 15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한 후 계속 급증하고 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보기술(IT) 제품 수출 호조세, 기재의 운항 효율성 향상에 힘입어 대한항공의 화물 운송량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대한항공의 항공화물 부문은 그동안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4ㆍ4분기에는 흑자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10월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5만30톤의 화물을 수송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1월에는 전달에 비해 다소 줄어든 4만9,959톤을 날랐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7.2%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화물 수요가 급증하자 항공사들은 화물기 증편 및 노선 확대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미주 22회, 구주 17회, 중국 7회 등 총 46회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임시 화물편을 추가 편성한 데 이어 이번달에는 총 18회(유럽 13회, 미주 4회, 중국 1회) 임시편을 투입한다. 내년에는 화물기 4대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10월 화물임차기 1대를 추가 도입해 지난달부터 B747 화물기 임차 운항편을 주3회에서 주4회로 늘렸다. 또 유럽 남동부의 중심지인 이탈리아 밀라노에 화물지점을 신설해 지난달 11일부터 밀라노에 B747 화물기를 주2회 취항하고 있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성탄절 특수를 겨냥한 대량 주문과 그동안 경기침체로 소진된 재고 확보를 위한 주문이 크게 늘면서 항공 화물 수송량이 크게 늘고 있다"면서 "특히 국내에서 미국 및 유럽 시장으로의 LCD패널, 휴대폰, 노트북, 자동차 부품 등의 수출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여객 수요 역시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인천공항의 11월 국제선 여객수송은 지난해 동기 대비 7% 증가한 224만8,771명으로 여행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성적을 올렸다. 특히 11월 출국 여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5.4% 늘어난 90만8,481명으로 19개월 만에 증가세를 기록했다. 송재학 애널리스트는 "여객 부문은 내년 경기회복과 함께 인플루엔자A(H1N1ㆍ신종플루)로 미뤘던 여행 수요가 겹치면서 완연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면서 "한국 중국 간 비자면제, 대체휴일제 추진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