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기업대출 '가파른 증가' 대기업등 해외자금 조달 어려워져 은행 U턴국민은행등 5곳 지난해 말보다 평균 28% 늘어 문승관 기자 skmoon@sed.co.kr 정체 상태를 보이던 시중은행의 대기업대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기업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대기업대출 규모(6월17일 현재)는 지난해 12월 말 대비 평균 28.7%(12조1,496억원) 증가한 54조4,565억원이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의 대출 규모가 가장 크게 확대됐다. 우리은행은 지난 17일 현재 11조9,64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9.6%(3조9,640억원) 급증했다. 우리은행은 “기업에 대한 수출금융 지원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5조8,902억원에서 같은 기간 7조6,324억원으로 1조7,422억원(29.6%) 증가했다. 하나은행은 18조7,339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9.5%, 기업은행도 1조211억원으로 15.4% 늘었다. 최근 몇 년 새 유동성이 풍부한 대기업들의 은행자금 수요가 줄어들면서 은행들의 대기업대출 증가율은 거의 정체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발생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대기업들의 해외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창구가 막히면서 다시 은행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대기업들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할 기회가 크게 줄었다”며 “이에 따라 대출 부문에서 대기업대출이 가파르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전체 산업대출금 잔액은 465조8,229억원으로 전분기 말에 비해 5.9%인 25조7,798억원 늘어났다. 이는 같은 분기의 가계대출금 증가율인 1.1%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금융계 전문가들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환율이 상승하면서 생산에 필요한 원가가 늘어나 운전자금 등이 부족해짐에 따라 대기업들의 대출이 더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 수출이 여전히 견고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국내 원자재 값 및 환율 상승 등으로 운전자금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며 “대기업대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은행의 건전성을 위협하지 않은 수준에서 대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