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더 이상 '짝퉁의 나라'가 아니다.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지난해 인수합병(M&A)에 투자한 규모는 120억달러로 우리의 10배가 넘었다. 알리바바와 텅쉰 등이 무서운 기세로 전 세계의 최신 기술과 유능한 인재들을 흡수하고 있다. 미래산업에서 한국보다 앞서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10배, 미국의 80% 규모인 중국 소매시장에서는 지난 1980~1990년대 태어나 모바일 쇼핑과 해외 직구, 경험소비에 익숙한 '바링허우(80後)·주링허우(90後)' 세대가 주력 소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핀테크 서비스인 '알리페이' 이용자만 3억명이 넘는 등 핀테크 산업도 한국보다 성장세가 빠르다.
서울포럼 2015는 중국의 신성장산업을 살펴보고 한중 양국의 협력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부대행사로 '한중 창조경제혁신포럼'을 마련하고 중국의 미래를 짊어진 주요 기업인들을 대거 초청했다. 우리 측에서도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미래창조과학부·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고위인사뿐만 아니라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함께해 양국 간 중요한 교류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포럼 첫째날인 오는 27일 열리는 한중 창조경제혁신포럼에서는 중국 경제의 미래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각 분야 기업인들의 강연과 대담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구융창 유쿠 회장은 한중 창조경제혁신포럼의 세션1에서 조동성 서울대 명예교수, 장샹닝 중국네트 회장 등과 정보통신기술(ICT)·미디어 산업의 한중 협력 방안 등에 관한 대담을 한다.
구융창 회장은 스탠퍼드대 MBA를 졸업한 후 베인앤컴퍼니 등에서 재무전문가의 길을 걷다 중국판 NHN인 '소후' 사장으로 취임하며 IT 업계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2012년 '중국판 유튜브'인 유쿠를 설립한 그는 지난해 8월 월 단일방문자 수 5억명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되는 유튜브가 10억명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숫자다.
주궁산 바오리셰신그룹(GCL-폴리에너지홀딩스) 회장은 중국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세션1의 강연을 통해 태양광 산업의 미래, 또 한국 태양광 산업과의 접점을 짚을 예정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여성 기업인들인 두쥐안 궈메이그룹 정책위원회 주석, 샤화 이브그룹 회장은 한중 창조경제혁신포럼에 참석, 중국 유통 산업의 혁신, 한국 관련 업계와의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미디어 분야에서는 우훙량 저장탤런트영상주식유한회사 회장, 우정 양광칠성엔터테인먼트미디어그룹 회장 등이 참가해 한중 미디어 산업의 발전 방향을 토론할 예정이다.
중국 최대 온라인게임 업체인 넷드래건의 류루위안 CEO도 한중 창조경제혁신포럼에서 만나볼 수 있다. 게임 강국인 우리나라를 맹추격하는 중국 인터넷 기업의 시각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세션2에서는 한중 기업인들이 직접 얼굴을 맞대는 전시·상담 행사가 각 분야별로 준비됐다. 한중 창조경제혁신포럼은 서울경제신문과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공동주최하며 오후3시10분부터 4시50분까지 신라호텔 영빈관의 에메랄드홀·토파즈홀·루비홀에서 3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될 예정이다.
NIA가 준비한 ICT 부문에서는 NIA의 '창조비타민 프로젝트' 참가기업·창업가들이 기존 산업·과학 분야에 ICT를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아이디어와 사업 모델을 발표한다. 국내 창업자들의 열띤 5분 스피치가 일반 참가자들의 손에도 땀을 쥐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행사에는 장샹닝 중국네트 창립자 겸 회장, 구융창 회장,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중칭창투망(中靑創投網)을 운영하는 왕신핑 중칭창투 회장, 투자회사인 난징오즈브러더스의 야오샤오신 파트너, 저우샤오펑 시나닷컴 편집장, 천융량 쥐청컨설팅그룹 회장, 저우웨이민 MCC 회장 등이 투자자·조언자로서 참석한다.
KIAT의 혁신제품 부문에서는 아이디어를 실제로 상품화한 실물 제품을 직접 살펴보고 만져볼 수 있다. 국내 참가 기업들은 부스에서 이들 제품을 전시하고 중국 기업인들과 상담할 기회를 얻게 된다. 린둥량 IDG캐피털 파트너와 두쥐안 주석, 친환경 침구·의류 기업인 다푸닷컴의 왕즈취안 회장, 허전훙 중국기업가매거진 사장의 참석이 예정돼 있다.
문화콘텐츠 부문에서는 우정 회장, 우훙량 회장, 랴오화이난 보즈시네마 회장, 왕창톈 인라이트미디어 회장과 국내 기업인들의 교류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류칭 샤오쥐커지 회장과 쉬쉰 BGI차이나 원장은 서울포럼 2015 둘째날의 세션2(ICT&IoT), 세션3(바이오)에서 각각 강연을 맡는다. 류칭 회장은 중국판 우버, 우리나라로 치면 '카카오택시' 애플리케이션인 '디디다처' 서비스를 성공시키면서 ICT 업계 최고의 이슈 메이커로 떠오른 인물이다. 쉬 원장은 BGI에서도 가장 핵심조직인 연구소의 수장이자 중국에서 가장 촉망 받는 젊은 과학자이다. 쌀·콩·옥수수·감자, 양·염소 등의 유전자지도를 그려내는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