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이날 인천 강화에서 주재한 현장선거대책회의에서 "공무원연금개혁특위 활동기간이 이제 9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지금 여러 조짐을 볼 때 야당은 약속한 (본회의 처리) 날짜를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보인다"면서 "새정치연합의 문 대표와 우윤근 원내대표에게 만나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2+2 회담을 정식 제안한다"고 밝혔다.
남미 순방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이 김 대표와 독대하면서 "(4월 임시국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관철시켜달라"고 주장한 만큼 이를 위한 칼을 뽑아든 것이다.
김 대표는 "보궐선거 때문에 만나기 힘들다고 하는데 광주든 (경기) 성남이든 강화도든 어디서든, 또 모든 일정이 끝난 밤시간에라도 만나서 우리의 미래가 걸려 있는 공무원연금 개혁 결단을 위한 회담을 할 것을 제안한다"며 "이른 시간 내에 답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번에 공무원연금 개혁에 성공하지 못하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다"면서 "이제 결단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발언 수위를 높여 공무원연금 개혁이 성사되지 못할 경우 모든 책임을 야당에 물을 것을 분명히 했다. 강화풍물시장에서 지원유세를 마친 후 "여야가 합의해놓고 합의 시한을 지키지 않는 것은 매국적 행위"라며 야당을 몰아붙였다.
현재 공무원연금 개혁은 실무기구가 활동시한을 넘겨 추가 회의까지 열며 합의안 도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난항을 겪고 있다. 특위 소속 여야 의원들의 의견도 첨예하게 맞서는 중이다.
김 대표가 문 대표에게 2+2 회담 카드를 먼저 꺼낸 것도 결국 여야 담판 외에 마땅한 해결책을 찾기 쉽지 않다는 인식 때문이다. 매국이라고까지 공세를 펼쳤지만 몸이 달아오른 여당이 먼저 손을 내밀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여당이 으름장까지 놓았지만 야당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강기정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김 대표의 2+2 회담 제안은 사회적 합의 정신을 무력화하는 것이자 친박 비리 게이트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 의장은 "연금 개혁에 대한 새정치연합의 원칙은 사회적 합의"라며 "특위 활동은 9일밖에 남은 게 아니라 9일이나 남았다"고 강조했다.
야당이 빅딜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문 대표가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자칫 공무원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재보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문 대표가 철저하게 이해득실을 고려해 김 대표의 제안을 수용할지 고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