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글로벌 청년실업의 위험

지구촌 곳곳이 청년실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 초 중동ㆍ아랍 국가들은 청년실업에서 촉발된 민주화 시위로 홍역을 치렀다. 청년실업은 비단 북아프리카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주 영국 주요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든 폭동 사태도 20%에 달하는 청년실업 때문에 일어났다. 미국과 유럽대륙도 청년실업으로 골치를 썩고 있다. 스페인 청년실업률은 45%에 달한다. 더구나 선진국들은 저성장 악재 속에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해 고용시장 개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지금의 청년 세대들이 전 세대보다 일자리를 찾는 데 애를 먹는 현상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그들은 전체적으로 전 세대보다 기술 숙련도가 떨어지고 경험도 부족하다. 부양가족도 없기 때문에 자기가 원하는 직업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는 성향이 있다. 그러나 각국 정부가 청년실업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청년실업은 범죄율 증가 및 국가경제 경쟁력 손실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글로벌 리더들은 위기 정국에서 재정 건전성 달성 못지않게 청년실업을 낮추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정치인들은 자국 청년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이민자들을 비난하는 포퓰리즘 정책을 접어야 한다. 이민자 유입과 청년실업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영국에서 청년실업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이민자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이었다. 아울러 견습공들을 책임지고 훈련시키는 고용주들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청년 고용을 적극 유도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필요한 것은 경제구조 개혁이다. 북아프리카는 규제를 완화하고 독점 구조를 깨뜨려야 한다. 남유럽 국가들은 지나친 정년보장 시스템을 재고해야 한다. 영국의 경우 청년 최소임금이 너무 높게 책정돼 있다. 최소 임금이 높으면 다른 청년들이 직업을 가질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인구 노령화가 진행될수록 정치인들의 관심은 청년층에서 노년층으로 이동한다. 그러나 오늘날 청년들은 전 세대보다 연금은 적게 받으면서 더 오랫동안 일하고 앞 세대를 부양해야 하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어제의 청년들은 오늘날의 청년들이 이 비용을 무사히 치를 수 있도록 경제적 기회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