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정부는 최근 버락 오마바 대통령을 앞세워 제조업의 든든한 후원인을 자처하며 과거와 달리 친기업 행보를 보여 산업현장의 열렬한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틈만 나면 미국의 첨단기술 개발현장이나 중소기업체 등을 방문해 현장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대규모 투자프로젝트를 발표하는 등 미국 제조업을 살리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미국 재계는 이에 대해 과거와 달라진 모습이라고 환영하면서 민주당 정부의 일자리 창출정책에 적극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피츠버그 소재 카네기멜론대학의 로봇공학센터(NREC)에서의 연설을 통해 기술 개발로 제조업의 경쟁력 제고와 고용창출을 모색하겠다며 5억달러 규모의 '제조업 살리기'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업과 대학의 제조기술 개발 지원 프로그램을 제시하면서 "이러한 핵심적 투자들을 통해 미국의 근로자들을 위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지난 10일 버지니아주 소재 노던버지니아 커뮤니티칼리지에서도 제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13일에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장애요소를 제거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연간 1만명의 엔지니어 양성 프로그램을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외국 기업들에 미국 투자를 촉구하는 이례적인 성명을 발표하는 등 친기업 행보를 아예 세계무대로 넓혔다.
이처럼 기업들, 특히 제조업의 든든한 후원인을 자처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잇단 행보는 최근 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꺾이면서 고용악화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제조업 부활을 내년 대선의 슬로건으로 내세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제조업의 부활은 오는 2012년 재선을 겨냥한 오바마 대통령의 주요 테마 가운데 하나다.
이번에 추진되는 이른바 '첨단제조업 파트너십(AMP)' 프로그램은 정부가 메시추세츠공과대학(MIT)ㆍ카네기멜론ㆍ스탠포드 등 유수의 대학 및 기업들과 제휴해 미국 제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관련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내용이다. 참가 기업은 다우케미칼ㆍ포드자동차ㆍ허니웰ㆍ인텔 등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이번 세기에도 미국이 지난 세기처럼 제조업의 국가, 제조 및 혁신에서 전세계를 앞서는 국가로 남게 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목표"라면서 "제조업의 일자리 창출은 미국의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미 정부는 고성능 배터리와 첨단 합성물, 바이오제조 등의 분야에 3억달러를 투자하고 제조업계의 에너지절약에 관한 연구 부문에 1억2,000만달러, 청정에너지 및 국가 안보 관련 분야에 1억달러 등을 각각 투입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감축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번영으로 향하는 길을 잘라낼 수는 없다"며 교육과 연구개발ㆍ인프라 등 경제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희생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제조업 경기는 최근 회복세가 꺾이면서 경기 악화 및 고용부진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는 53.4로 최근 2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